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관련 브리핑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인사청탁 문자'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전날(4일)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사표를 수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청탁 문자로 촉발된 '김현지(제1부속실장) 실세 논란'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논란이 불거진지 이틀 만인 전날 오전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사표를 수리 의사를 전달했다. 김 비서관은 같은 날 오후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해당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에 속한 김 비서관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간 문자 내용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문자에는 문 부대표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직에 특정 인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고, 김 비서관이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에게 추천할게요'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에게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공지했으나 논란이 확산하자 김 비서관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김 비서관이 국정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에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하고, 이에 저희가 사의를 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2023.9.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인사 개입 없다"지만 '만사현통' 낙인 다시 수면 위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민간 협회로 추천을 받아 회원사 이사회에서 회장을 선출한다. 대통령실이 회장 인사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청탁 문자'로 인해 대통령실 특정 인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자동차협회는) 저희의 인사권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인사 개입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청탁 대상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거론되면서 사그라들었던 '실세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1부속실장은 인사 관련 업무를 하지 않지만 문자 내용을 보면 인사위원장인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로 비치기 때문이다. 강 대변인도 "부속실장은 인사와 관련이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속실장은 애초 이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돼 '만사현통'(모든 일은 김현지를 통한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각종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이 있어서다.
특히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 부속실장이 당시 강 후보자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실세 논란이 확산한 바 있다. 강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했다. 김 부속실장이 국정감사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야권에서는 '대통령실 성역'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비서관이 대통령실의 '경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직접 사의를 표명한 건 '인사청탁 문자' 논란이 또다시 '김현지 실세 논란'으로 확산할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인사청탁 문자로 대통령실 안에서 인사가 비공식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굉장히 화날 만한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비서관의 사퇴한 것과 관련해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부속실장이 인사에 관여한 게 드러났다면 큰 사건이겠지만 이번 일은 김 비서관이 김 부속실장에게 (인사 추천을) 전달하겠다고 한 사안이다. 김 비서관의 잘못"이라며 "정당이라는 게 인사 추천의 통로일 수도 있다.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