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전대 공약 제동에 ‘중꺾마’ 외친 정청래
당직선거 관련 규정은 물론 반 년도 안 남은 지방선거 경선 규정도 부결된 것도 당 지도부로선 아픈 대목이다. 정 대표는 기존에 지역위원장이 주도했던 지방의회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권리당원 투표로 정하도록 하려고 했는데 이 같은 방향이 지역위원장이 다수인 전국위원회에서 호응을 얻지 못한 걸로 풀이된다.
당헌 개정이 무산되자 정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는 당혹감에 빠졌다. 정 대표는 부결 당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전당대회 때 약속한 공약(1인 1표제)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됨으로써 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이 1인 1표 당원 주권 정당의 꿈도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정 대표가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던 당헌 개정이 부결되자 당 일각에선 정청래 지도부에게 책임론을 제기한다. 부산시당 선출 과정에서 정 대표에게 각을 세웠던 유동철 민주당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부결은 1인 1표제의 반대가 아니라 과정에서의 설득 부족·절차 부실·준비 실패의 결과”라며 “책임은 분명하다. 이번 개정을 준비한 사무총장은 책임지고 용퇴하라”고 썼다. 강득구 의원은 “이번 결과는 ‘제대로 하라’는 당원의 명령”이라며 “이제는 숙의과정을 거쳐 전략지역 보정 등 보완방안까지 좀 더 정교하게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론 속 지도부는 ‘갈등 진화’ 시도
반면 정 대표 측에선 표결에 참여한 중앙위원 가운데는 당헌 개정 찬성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부결 의미를 평가 절하하면서 이것이 당내 갈등으로 비춰지는 걸 경계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매사를 특정 인물을 중심에 두고 편가르기 하는 방식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며 “문제의 본질도 곡해할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 공론과 숙의 과정도 가로막게 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합의와 문제 해결을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은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기우제”라며 “갈라치기는 당을 흔들고 결국 이재명 정부를 흔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 시선은 다음 달 예정된 최고위원 보궐선거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한 최고위원 세 명의 후임자를 선출할 예정인데 그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론 임오경·문정복·이성윤 의원이 후보로 거론된다. 당헌 개정 과정에서 우려를 표한 인물론 이건태 의원, 유동철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굳혔고, 강득구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이르면 다음 달 11일께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급한대로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담은 당헌 개정을 이번 주 재추진하기로 했다. 지방의회 비레대표 후보 선출을 권리당원 투표로만 하는 대신 지역위 상무위원회 투표와 병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1인 1표제 재추진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1인 1표 당원 주권 강화를 위한 당헌 개정 절차는 별도의 논의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