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일파만파…전재수 사퇴·정동영 부인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인경 송주오 기자]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정부 첫 장관 사퇴다. 같은 의혹에 휩싸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즉각 해명에 나섰다. ‘통일교 사태’가 정치권을 휩쓸며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전재수 장관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며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관직을 내려놓고 (의혹에)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단호하고 명백하게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며 “허위사실 때문에 정부가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이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후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적은 있지만, 현직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장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과 명품 시계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연합뉴스 제공]
정동영 장관도 입장문을 내놓았다. 정 장관은 “2021년 9월 30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 통일교 본부에서 윤 전 본부장과 처음 만나 차담을 가졌다”면서도 “그 뒤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도 일체 면식이 없다며 만남 의혹을 부정했다. 정 장관은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며 “이를 오래도록 긍지로 여겨 왔다. 근거 없는 낭설로 명예를 훼손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은 전날 윤 전 본부장이 김건희특검 수사에서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정치인에 정 장관이 포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며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의혹이 정권으로 번지자 야당은 ‘통일교 게이트’로 이번 사태를 규정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드러난 여러 정황은 이재명 정권과 통일교와의 유착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 장관과 함께 민중기 특검, 특검 수사팀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정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받으라”고 압박했다. 다만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통일교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면서 야권 역시 혼란한 모습이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김건희특검 측으로부터 통일교의 정치인 접촉·금품제공 사건 기록을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국수본은 23명 규모로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사팀은 관련 인사들을 조사하기 위해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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