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잘못하면 회사 망한다" 쿠팡 또 저격…'보고 미흡' 기관장 질타(종합)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12일, 오후 06:34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 되는 부처 업무보고 2일차인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방지를 위한 강한 경제 제재 방안을 주문하며 연이틀 쿠팡 사태를 강력 질타했다.

전세사기 대책으로는 '선보상·후구상'을 지시하는 한편, 공공주택을 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공급할 것을 요청했다. 보고가 미흡한 기관장에 대해서는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토교통부, 교육부, 법제처 등 부처 보고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쿠팡 또 저격 "잘못하면 회사 망한단 생각 들게 해야"…징벌적 과징금 주문
업무보고 1일차에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불러온 쿠팡을 공개 저격한 이 대통령은 이날도 "잘못하면 회사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며 강력한 경제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위반을 밥 먹듯 하고 위반해도 신경을 안 쓴다"며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데, 태도를 보면 '뭐 어쩔 건데'라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걸(정보보호법) 위반해서 국민에게 피해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한다, 잘못하면 회사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과징금 규정을 담은 시행령을 "(위반업체의) 직전 3개년 매출액 중 제일 높은 연도의 3%로 고치자"고 했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상 위반 시 과징금이 전체 매출액의 3%, 시행령에는 직전 3개월 매출액의 평균으로 돼 있는데 이를 고쳐 가장 매출이 높은 해를 기준으로 하자는 것이다.

개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 특례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좋은 자리는 민간, 임대는 구석" 지적…전세사기 '선보상·후구상' 지시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도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공급 방식과 관련해 "좋은 자리는 민간 분양, 임대는 구석"이라며 도심 외곽과 열악한 입지에 몰려 '싸구려 주택' 이미지가 굳어진 공공주택을 역세권 등 선호도가 높은 위치에 공급하고, 평형도 중산층도 거주할 수 있는 20~30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전세사기 문제를 막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보증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정부가 먼저 보상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하는 '선보상·후구상' 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선보상·후구상' 방식은 그가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으나 당시 정부 반대로 시행되지 못한 제도다. 기존 법안에는 정부가 피해액을 먼저 지급한 뒤,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약속한 건데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의지를 드러내며 "준비해서 별도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희망찬 농업·농촌,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나라'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저보다 아는 게 없어" 인천공항공사 공개 질책
이 대통령은 보고가 미흡한 기관장에 대해서는 강한 질책을 이어갔다. 전날(11일)에는 마약과 총기 밀수 문제를 놓고 이명구 관세청장을 질책한 바 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외화 반출 방지를 위한 출국검색 조치 현황을 세세하게 물었다. 이 사장이 "보안검색하는 건 유해물질을 주로 검색한다. 칼이라든지. 인천공항에서 주로 하는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안 한다는 얘기네"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이 계속해서 명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자꾸 옆으로 새지 말고 제가 물어본 것에 얘기하라. 자꾸 다른 얘기 하시네. 외화 불법 반출을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잖아요. (적발이) 가능한지, 안 하는지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라며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세요"라고 질타했다.

이 사장은 이집트 공항 개발 사업 진척 상황을 묻는 이 대통령 질문에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이 대통령은 "본인들이 만들어 자료를 제출했을 거 아니냐. 실제 진척 정도는 당연히 파악하고 있어야죠"라며 "(공항공사 사장한 지)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파악을 정확하게 못하고 계신 느낌이 든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됐습니다"라며 보고를 종료시키며 이 사장을 향해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개발사업의 장기 표류와 불확실한 계획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30년째 개발 중인데 실체가 불명확하다. 일종의 희망고문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도민의 기대는 큰데, 재정적으로 실현이 어렵다는 점을 솔직히 말하기 어려우니 마치 다 가능한 것처럼 애매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지역 주민에게 실현 가능성이 불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관행을 비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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