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김용범 '지선 출마설'…"중요한 건 최종 결재권자"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27일, 오전 06:00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 성과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 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봉욱 민정수석. 2025.1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내년 6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 '출마설'이 정치권 안팎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참모진들이 잇따라 하마평에 오르며 선거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인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중 2명이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비서관·행정관급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10여 명의 참모진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전국 단위 인지도를 갖춘 중량급 인사로, 특정 지역의 판세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카드로 평가받는다.

강 실장은 현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과 맞물려 초대 통합단체장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전·충남 통합이 현실화할 경우 인구 360만 명의 초광역경제권이 탄생하는 만큼 확실하게 승리를 담보할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서실장은 한가하게 자기 진로를 고민하기에는 좀 버거운 자리"라며 "아직 그런 걸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실장 차출론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중요한 것은 최종 결재권자다. 충분히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전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전남 무안 출신의 김 실장은 '뜬금없는 얘기'라며 일축했지만, 데이터센터와 국가AI컴퓨팅센터 전남 유치, 광주 군·민간공항 '무안 이전' 합의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 주요 역할을 하며 출마설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야권은 출마설이 나오는 양 실장을 향해 즉각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의도 정가에선 김 실장의 지방선거 출마설이 파다하다. 정책실장은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강 실장, 김 실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5인방'은 내년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지금 국민 앞에 신속히 밝히라"고 지적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부터)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창당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 2025.9.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우상호 정무수석은 강원도지사 출마 쪽으로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강원 철원 출신의 우 수석은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 중진 정치인으로 강원지사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원조 친명(친이재명)계 '7인회' 멤버인 김병욱 정무비서관은 성남시장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천남동구청장을 역임한 배진교 국민경청비서관은 인천시장, 울주군수를 지낸 이선호 자치발전비서관은 울산시장 출마가 유력하다.

내년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병행한다. 대통령실에서는 '성남·경기 라인' 김남준 대변인 출마 가능성이 크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출마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 내외는 지난 25일 성탄절을 맞아 인천 계양구의 한 교회를 찾아 성탄 예배를 드렸다. 출마설이 나오는 김 대변인이 동석하며 일각에서는 '힘 싣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자 특정 후보 띄워주기"라고 비판했고, 김 대변인은 "휴일 당번이 선거 개입이라는 이해 못 할 논리를 크리스마스에 보게 돼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다만 핵심 참모진의 대거 이탈이 대통령실 내부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임기 2년 차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정책·정무 라인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 국정 추진 동력이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통령실은 출마를 준비하는 참모진과 잔류 인력 간 역할 재정비, 후임 인선 시기 등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를 결정한 참모진들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인천 계양구 해인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bcha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