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이혜훈 발탁 두고…국힘 "저질 코미디" "어떤 뇌구조" 맹비난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29일, 오전 11:17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은 29일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을 수락한 것을 두고 '저질 코미디' '영혼을 팔아서 자리를 구걸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통일교 특검을 두고 국민의힘과 연대를 이어나가고 있는 개혁신당은 야당의 '배신자론'과 거리를 두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보수 외연 확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서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 그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분들이 분노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배신적 행위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재명 정권의 교활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그런 저열한 인간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자리를 줬는데 탕평이라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부의 오판은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아무리 허울 좋은 탕평인사라 하더라도 웬만큼 기조가 맞는 사람을 지명해야지, 경제적 관념이 아예 다른 사람을 앉혀 놓으면 시한폭탄을 안고 정부를 운영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바로 이혜훈 전 의원이다. 대체 어떤 뇌구조이길래 이재명 정부의 제안을 덥석 물었는지 그저 정치적 야욕에 눈이 멀어 국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소위 강남노른자라 불리는 서초갑에서 국민의힘 완장을 달고 3선을 했다. 제명되기 직전까지 서울 중구성동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국민의힘에서 혜택을 다 누리면서 입지를 다져온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이뿐만이 아니라 이혜훈 전 의원은 예전에 썼던 SNS를 모두 비공개로 돌렸다. 아마도 이재명 정부와 반대되는 기조로 썼던 수많은 글이 있었을 것"이라며 "과거의 글조차 문제가 될까봐 감추는 사람이 대체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받으려 하나"라고 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내놓은 한국경제 해법은 구조 개혁도, 재정 준칙도 아닌 실패의 책임을 희석하고 비판을 무력화하려는 물타기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이혜훈 전 의원의 선택이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현금 살포 중심의 포퓰리즘 확장 재정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돈 뿌리기'의 선봉에 서겠다고 한다"며 "그동안의 발언이 소신이 아니라, 분위기에 떠밀려 내뱉은 말에 불과했던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에 "'우리가 윤석열이다'라던 사람도 눈 한 번 질끈 감고 '우리가 이재명이다'고 한 번만 외쳐주면 만사 오케이(OK)라는 것이 이재명 정권의 정체"라며 "이재명 정권 기준으로는 계엄을 옹호한 이혜훈 같은 사람은 당연히 내란청산TF 숙청대상 0순위다. 그런데도 이혜훈을 장관 시키는 건 저질 코미디"라고 했다.

3선 김승수 의원도 이날 오전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우리 보수 정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당하고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자기 이익을 위해 이재명 정부에 부역하는 자리에 응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교활함에 말려들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외당원협의회는 이날 규탄 성명서를 내고 "은전 30냥에 예수를 판 유다와 같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이재명 정부만은 막아야 한다고 함께 외쳐왔던 자가 장관직이라는 정치적 보상에 눈이 멀어 이재명 정권의 부역자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전 의원의 발탁을 두고 "이 전 의원은 2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결국 강을 건넜다. 우리는 그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며 "이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국민들께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국내각은 보통 정권 말기의 레임덕 국면에서 등장하는 유화책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이런 파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혜훈 후보자께 말씀드린다. 이번만큼은 자신의 소신대로 예산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해 보라고 주문하고 싶다"며 "대통령이 그 소신을 받아들일 배포가 있느냐에 따라 이혜훈 후보자의 이번 선택이 옳았는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그 외에는 이 논란을 잠재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도 "탄핵에 반대했던 분을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정부·여당이) 계속해서 내란 종식이 안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 맞다고 보여진다. 내로남불"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탄핵 반대를 했던 분들에게도 동등하게 면죄부를 줄 것인가를 두고 보수·진보 진영 가리지 않고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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