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임명장 수여식 ‘차담 중심’ 간소화…“허례허식 지양”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2월 31일, 오후 07:08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식을 대폭 간소화하고 차담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의전과 형식보다 실질적인 업무 논의에 방점을 찍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김호철 감사원장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각각 진행했다. 신임 감사원장의 임기는 4년이며, 중앙노동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김 감사원장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재석 251명 중 찬성 212명, 반대 34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앞서 청와대는 김 원장에 대해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라며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히 복원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중앙노동위원장을 지낸 노동분쟁 조정 전문가로, 지난 1일 취임했다. 그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신의 노동법 전문가로 한국노동법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노사관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는 박 위원장 인선 당시 “노동 문제에 관한 판정과 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중앙노동위원장으로서 공정하게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한편, 노사관계 발전에도 기여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날 두 행사 모두 임명장 수여는 5분 내외로 짧게 진행됐으며, 이후에는 비공개 차담회를 통해 업무 관련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과거 기념사진 촬영에 초점이 맞춰졌던 방식에서 벗어나 행사 시간을 줄이고, 업무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허례허식을 지양하고 업무 중심의 대화로 임명식을 진행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다른 임명식에도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기조는 국정 전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민방위복 색깔을 둘러싼 논란 당시 “옷을 바꾸느라 예산을 쓰지 말고 아무거나 입으라”고 언급한 바 있다. 초록색이든 노란색이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는 전임 정부에서 제작한 초록색 민방위복 대신 예전의 노란색 민방위복을 착용하면서 정부 관계자들과 지자체장들이 혼선을 겪자 나온 발언이다.

취임 초기에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이전 정부의 대통령실 업무 표장이 반영된 기존 설치물이나 인쇄물을 교체·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새 업무표장은 신규 홈페이지와 공무원 명함 제작 등에 우선 적용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사용해 불요불급한 예산 낭비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 부처를 상대로도 낭비성 예산을 과감히 조정하라고 주문하며 실용주의 기조를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관행적으로 편성되는 예산이나 효율이 떨어지는 예산, 낭비성 예산은 과감히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내년 예산은 회복과 성장의 실질적인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민생과 무관한 형식적 사업 예산을 줄이고 민생 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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