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아버지 결항 땐 치료 못해"…개혁신당, 제주 청년 고충 청취

정치

뉴스1,

2025년 12월 31일, 오후 04:30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청년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5.12.3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개혁신당 지도부는 31일 제주 청년들을 만나 수도권과의 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청취, 내년 6·3 지방선거에 공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개혁신당은 현재까지 지역 정책이 광주 5·18, 제주 4·3 등 역사적 비극을 두고 정치 공방을 이어가던 관성에서 벗어나 지역만의 아젠다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시 소재의 제주청년센터에서 라운드 테이블 인사말을 통해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종종 캐스팅보트가 되기도 한다. 지방자치에서도 특별자치도로 하나의 실험으로 분류되고 있다. 제주도가 특화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도 "원내에서 헌정사상 개혁신당이 가장 젊은 정당일 것이다. 잘 소통하면서 제주 청년들에게 더 와닿는 정책적 행보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제주는 지역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유지하는 곳이면서 산업도 관광도 살리기 좋은 캐릭터성을 확실하게 가진 지역"이라며 "주신 여러 아이디어로 제주를 위해서도 정책을 마련하겠지만, 전국적 바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총 7명의 제주 청년들이 참석했다. 청년 해녀인 이유정 씨, 청년 선장인 김정도 씨를 비롯해 양동환 4·3청년 유족 사무처장, 장혜윤 숙박업 대표, 대학원생 및 대학생 김태정·전호연·장동현 씨가 자리했다.

제주 청년들은 개혁신당 지도부에 △수도권과 달리 추가 택배 배송료가 붙거나 도시가스가 일반화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 △제주 문화를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국가 지원이 부족한 문제 △문화생활이 부족한 문제 등을 전달했다.

나아가 대학원생 김태정 씨는 '제주도지사가 된다면 이루고 싶은 일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제주 고립 은둔청년을 위한 센터를 건립하고 싶다"며 "제주도의 고립 은둔 청년의 비율은 4.5%로 전국 1위고, 다른 시도보다 1.5배가 높다. 제주도민의 극단 선택 비율도 전국 1위다. 제주도의 정신건강 인프라를 확대해야 원주민,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학생 전호연 씨도 "2026년이면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지 10년째가 되는 해다. 암이라는 병을 진단받기까지 2년이 넘게 걸렸다. 암 진단을 받고 나서 항암 치료를 해야하는데 제주도에서는 그게 불가능했다.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는 경우도 있어서 항암 시기를 놓친 게 타격이 컸다"며 "제주 내부에 있는 공립병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의사 출신인 이 정책위의장은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마취과의 경우 당직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현실이라는 걸 안다"며 "국립대 병원의 문제점을 얘기할 때 꼭 제주 이야기를 한다. 당 차원에서 꼭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다.

31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청년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5.12.31/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천 원내대표는 "(해녀 등 어업 관련) 1차산업 종사자 소멸의 문제는 비단 어업이나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접적으로 물가에 대한 문제다. 물가 문제든 일자리 문제든 정책적으로 풀어내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며 "정치양극화 문제도 말씀 주셨는데, 현재 개혁신당이 가장 문제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잘 못낸다고 하셨는데 개혁신당을 통해 말씀 주시면 최대한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라운드테이블 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지역에서는 누리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누리지 못하는 부분이나 가격 차이가 있는 부분들은 보정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게 (지선에서의) 개혁신당의 공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에서는 5·18, 제주 4·3 얘기만 하는 게 정치권의 관성이다. 보상 문제가 일단락되면 제주의 이슈를 가지고 정당 간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에도 광주 5·18 문제보다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을 아젠다로 삼겠다고 했고, 이후 광주 복합쇼핑몰 착공에 들어가는 등 변화가 일어났다. 정당 간 경쟁을 통해 지역문제의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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