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병과 '파괴'…'채해병' 박정훈·'계엄헬기 거부' 김문상, 장군 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09일, 오후 04:4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부가 9일 소장 이하 장성급 장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13일 중장급 이상 인사 발표 이후 2달여 만이다. 이번 인사는 소장·준장급 진급 선발과 주요 직위에 대한 진급·보직 인사로, 소장 41명과 준장 77명이 새로 임명됐다.

군별로 보면 소장 진급자는 육군 준장 박민영 등 27명, 해군 준장 고승범 등 7명, 해병대 준장 박성순, 공군 준장 김용재 등 6명이다. 이들은 주요 전투부대 지휘관과 각 군 본부 참모 직위에 보직될 예정이다. 준장 진급자는 육군 대령 민규덕 등 53명, 해군 대령 박길선 등 10명, 해병대 대령 현우식 등 3명, 공군 대령 김태현 등 11명으로 총 77명이다.

이번 장성 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출신이나 병과, 특기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관학교 출신이나 특정 병과·특기 중심으로 이어져 온 군 인사 공식이 깨진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육군 소장 진급자 가운데 비육사 출신 비율은 이전 진급 심사의 20%에서 41%로 확대됐다. 육군 준장 진급자 중 비육사 출신도 25%에서 43%로 늘었다. 공군 역시 변화가 뚜렷하다. 준장 진급자 가운데 비조종 병과 비율이 기존 25%에서 45% 수준으로 확대됐다. 여군 장성은 소장 1명, 준장 4명 등 총 5명이 선발돼 2002년 최초 여군 장군 진급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보직과 병과 구성에서도 기존 관행을 벗어난 인사가 이어졌다. 육군에서는 공병 병과 출신인 예민철 소장이 사단장에 보직될 예정이다. 보병·포병·기갑 등 전투 병과가 맡아왔던 사단장 자리에 공병 출신이 임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군에서는 전투기 후방석 조종사 출신인 김헌중 소장이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소장에 진급했다. 해병대에서는 기갑 병과 출신인 박성순 소장이 최초로 사단장에 보직돼 주요 작전 임무를 맡는다.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본청 (사진=합참)
준장 진급자에서도 ‘출신 파괴’ 흐름은 분명하다. 병 또는 부사관에서 장교로 임관한 간부사관 출신인 이충희 대령은 1996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준장에 올랐다.

특히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사했던 박정훈 대령도 장군 진급에 성공했다. 해병대 군사경찰 역사상 최초다. 그는 대령 진급 후 2022년 1월 해병대 수사단장 겸 군사경찰병과장 직무대리에 취임했는데,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수사 당시 윗선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항명 혐의로 기소돼 2023년 8월 2일 보직에서 해임됐다.

1심 무죄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특별검사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되면서 약 2년 만에 다시 수사단장과 군사경찰병과장으로 복귀했지만, 해병대 군사경찰병과 내 진급 적체로 국방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장군 진급으로 그는 국방조사본부장 대리로 보직될 예정이다.

같은 맥락에서 계엄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처장이었던 김문상 대령의 진급도 주목된다. 그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특전사 병력의 긴급 비행 승인 요청을 보류·거부해 국회 계엄 해제안 의결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인물로 평가된다. 앞서 정부는 박정훈·김문상 대령을 포함한 계엄 당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 군 인사들에 대해 보국훈장 삼일장 등 정부 포상을 결정했다.

여군 장성 인사 역시 출신·병과 중심 인사에서 벗어난 흐름을 보여준다. 여성 준장 진급자로는 공병 병과의 석연숙, 간호 병과의 김윤주, 보병(정책) 문한옥, 법무 안지영 대령 등이 선발됐다. 여성 소장 진급자는 공병 병과의 강영미 준장이다.

국방부는 이번 인사에서 헌법과 국민에 대한 충성을 바탕으로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사명감이 확고한 인재를 선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불안정한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한반도 방위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확고한 군사 대비태세 및 미래 전투력 발전을 이끌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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