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눈가를 만지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된 '당원게시판 사태'를 둘러싸고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국민의힘의 내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조작 감사"라며 반발했고, 장동혁 지도부는 "독립 기구의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뚜렷한 출구 없이 갈등만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야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새로 꾸려진 당 윤리위원회는 윤민우 신임 위원장 주재로 당원게시판 사태 징계 문제를 처음 논의했다. 다만 첫 회의인 만큼 결론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윤 위원장은 지난 8일 취임 직후 입장문을 통해 "행위의 법적인 책임뿐 아니라 윤리적 책임 및 그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파생되는 직업윤리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윤 위원장이 책임의 범위를 넓게 잡으면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키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전 대표는 당무감사위 감사 결과를 토대로 윤리위 논의가 진행되는 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SBS 라디오에서 "당 차원에서 왜 조작 감사를 했는지 설명하고 국민께 사과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친한계도 강경하게 반발했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지난 7일 MBC 라디오에서 "만약 극단적인 결정을 한다면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내홍은 고소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윤리위 논의에 앞서 진행된 당무감사 결과를 문제 삼아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조사는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며 "조사 결과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책임은 의문의 여지없이 확인됐고, 법적 책임 역시 상당히 개연성이 높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 탓에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내놓은 쇄신안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쇄신안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한 전 대표와 친한계도 이 지점을 겨냥해 장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쇄신안과 관련해 "'윤 어게인' 절연 없는 계엄 극복은 허상"이라면서 "계엄을 사과하는 발표를 하기 하루 전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그분(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이 입당한 것을 보라"라고 지적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도 정점식 의원의 정책위의장, 조광한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의 지명직 최고위원장 인선을 두고 "인선을 보니 '반쪽 사과'도 하루짜리였다"고 비난했다.
다만 장 대표 등 지도부는 윤리위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윤리위는 독립된 기구라는 일관된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며 "개입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반발하고 장 대표는 침묵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자,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를 향해 조속한 수습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윤리위가 자꾸 이렇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태도는 지양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어쨌든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한 축"이라며 "도려내든, 치료하든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