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마음이 급한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내세운 ‘속도’와 ‘체감’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키워드는 ‘속도’와 ‘체감’입니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그 성과가 국민 삶에 직접 와닿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적 경쟁력이었습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러한 리더십 스타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위치에서 속도와 체감을 동시에 구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조직이 크고 복잡한 만큼 민첩한 혁신에 한계가 있는 반면,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대통령 역시 구조적으로 속도감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책의 ‘체감 효과’를 높이려면 지방정부와의 호흡이 필수적입니다. 중앙정부가 정책을 설계하고 예산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집행과 성과 창출은 지방정부 몫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지방정부 여야 구도는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속도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도 “현재 구도는 국정 운영에 불리한 측면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압승을 거뒀습니다. ‘힘 있는 여당론’을 앞세워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을 차지했고, 민주당은 5곳에 그쳤습니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도 비슷합니다. 전국 226곳 가운데 국민의힘이 145곳을 차지한 반면, 민주당은 63곳에 머물렀습니다. 진보당은 1곳, 무소속은 17곳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현 상황을 탓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용을 앞세운 이 대통령은 전임 정부 장관들과도 국무회의를 함께하며 협치를 강조해왔습니다. 정치적 구도를 이유로 국정 추진의 책임을 미루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정책 집행 과정에서 같은 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과의 호흡이 갖는 의미를 고려하면, 현재의 여야 지형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라는 각오로 직접 현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국을 돌며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현안에 대해 직접 조정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의 성과는 지난해 말부터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밖에도 취임 이후 지역화폐 예산을 대폭 확대해 전국민에게 1인당 약 25만원 수준의 소비 여력을 제공한 것도 ‘체감형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경제 전반의 흐름을 바꾸는 정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체감 가능한 추가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충남·대전, 전남·광주 간 행정 통합 논의는 또 다른 정치적 효능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카드로 꼽힙니다. 이 대통령이 지역 의원들과 잇따라 오찬을 가지며 통합 문제에 힘을 싣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선 공약이었던 ‘5극 3특’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선(先)성과’ 전략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지역 정치와 유권자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6·3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 재편을 넘어,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 방식의 성패를 가늠하는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