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 또 무인기 도발" 주장…정부 "운용 사실 없다" 반박(종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10일, 오전 11: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이 작년 9월과 이달 4일 한국 측이 북한 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해당 무인기는 한국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9차 당 대회를 앞둔 북한으로선 더욱 적대적인 대남정책을 펼 가능성이 불거졌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10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지난 1월 4일 국경 대공 감시 근무를 수행하던 우리 구분대들은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일대 상공에서 북쪽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 목표를 포착하고 추적하였으며 우리 측 영공 8㎞계선까지 전술적으로 침입시킨 다음 특수한 전자전자산들로 공격하여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 101.5고지로부터 1200m 떨어진 지점에 강제추락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추락된 무인기에는 감시용 장비들이 설치돼 있었다”며 “해당 정보 및 수사 전문 기관들에서는 추락한 무인기의 잔해들을 수거하여 무인기의 비행 계획과 비행 이력, 기록된 촬영자료들을 분석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작년 9월에도 무인기가 침입해 중요대상물을 감시정찰한 도발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서울의 불량배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국경 부근에서 한국 것들의 무인기 도발행위는 계속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7일 11시 15분경 한국의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일대에서 이륙한 적 무인기는 우리측 지역 황해북도 평산군 일대 상공에까지 침입”했으며 “개성시 상공을 거쳐 귀환하던 중 아군 제2군단 특수군사기술수단의 전자공격에 의해 14시 25분경 개성시 장풍군 사시리 지역의 논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해당 무인기에도 북측 지역을 촬영한 5시간 47분 분량의 영상자료들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한국군의 각종 저공목표발견용전파탐지기들과 반무인기장비들이 집중배치된 지역 상공을 제한 없이 통과하였다는 것은 무인기침입 사건의 배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며 지적했다.

이어 “앞에서는 우리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바늘 끝 만한 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우리에 대한 도발행위를 멈추지 않는 것은 한국이라는 정체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데 또다시 도움을 주었다”면서 “한국이라는 정체는 변할 수 없는 가장 적대적인 우리의 적이고 덤벼들면 반드시 붕괴시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부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한국 무인기 촬영 장치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이번에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북한군이 추락시킨 무인기 잔해와 부착된 촬영 장치, 무인기가 촬영한 이미지라며 사진들도 공개했다. 삼성 로고가 찍힌 메모리카드도 있었지만 식별된 무인기 부품 대다수는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실제 해당 기종은 우리 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무인기는 2024년 우리 군이 보냈던 평양 침투 무인기와도 형상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는 보안에 취약한 저가용 상용 부품이라 우리 군의 무인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행제어컴퓨터(FC) 부품은 동호인이 사용하는 범용 제품이며, 수신기 부품은 중국 저가용으로 항재밍(Anti-Jamming) 능력이 거의 없고 군용 통신 규격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기만을 위해 소모성 무인기를 활용했을 수도 있지만, 기체사양과 정보가치, 부품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원은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외관상 중국 스카이워커 테크놀로지사의 ‘스카이워커 타이탄 2160’ 모델과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도 “온라인에서도 누구든 쉽게 구매해 제조할 수 있는 기종”이라며 “상용부품을 조립해 같은 형태로 여러 대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남북 관계가 추가적인 경색을 맞을 가능성은 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석좌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바늘구멍 뚫기’ 노력을 폄하하며 이번 무인기를 9차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정당성명분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는) 올해 4월까지 남북관계 복원노력 등이 탄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북한이 이 시점이 무인기 잔해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 대통령의 ‘평화 중재’ 프레임 무력화 의도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위선적 정권이라는 프레임 씌우기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어 “남북 관계를 민족이 아닌 ‘완전한 타국’으로 분리하려는 북한의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우리의 유화 정책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역설적으로 우리의 평화 메시지가 김정은 체제에 실질적인 압박이 되고 군사적 도발의 명분이 될 수도 있는 역효과를 고려해 보다 정교한 대북 정책,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국방부는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주장하는 일자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며 “세부 사항은 관련 기관에서 추가 확인중”이라고 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작년 9월과 지난 4일에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이 주장한 추락된 한국 무인기 잔해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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