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맞이부터 목례까지…한일 정상의 배려가 만든 장면들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13일, 오후 07:03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공식 일정 곳곳에서 포착된 양 정상의 배려와 예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의전의 틀을 넘어 상대를 존중하는 작은 행동들이 이어지며 회담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 도착해 영접 나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다카이치 일본 총리는 이날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마중 나와 맞이했다. 애초 호텔 측에서 이 대통령을 영접할 예정이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 도착 전부터 숙소 앞에서 기다리며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맞이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다카이치 총리는 먼저 악수를 건넸다. 다카이치 총리는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저의 고향에 정말 잘 오셨다”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기쁘다”며 이 대통령의 방일을 환영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렇게 벽을 깨고 환영해주시면 저희가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시 한 번 “와주셔서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국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도 총리님의 이런 모습에 정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김혜경 여사와도 악수하며 “TV에서 뵀는데 역시나 아름답다”고 인사를 건넸고, 김 여사는 “제가 할 말인데 감사하다”고 답했다. 짧은 인사였지만, 격식 속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날 이 대통령의 복장도 외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일본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섞은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외교 무대에서 넥타이는 상대국에 대한 존중과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보라색은 두 색의 조화를 통해 한일 간 연결과 화합을 상징하는 색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그간 외교 일정에서도 상대국과 상황에 맞춘 넥타이를 통해 예우를 표해 왔다. 중국 국빈 방문 당시에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해 중국 문화에서 중시하는 색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담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에는 황금색 계열 넥타이를 매 예우를 다하기도 했다. 이번 보라색 넥타이 역시 한일 정상회담의 성격과 메시지를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배려는 회담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확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이 대통령과 악수한 뒤, 양국 국기를 향해 차례로 목례했다. 회담 상대국 국기에 예를 표하는 모습은 정상회담에서는 비교적 이례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했을 당시에도 한일 정상회담장에서 태극기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외교 관례를 넘어선 이러한 행동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을 드러낸 장면으로 평가됐다.

양 정상은 회담 이후에도 친교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4일에는 나라현의 호류지를 함께 방문한다. 호류지는 현재 일본 성덕종의 총본산으로,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군으로 알려진 서원 가람을 품고 있는 사찰이다. 특히 호류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백제 건축 기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과 함께 호류지를 찾는 것은 과거사로 충돌하기 이전의 한일 교류사를 부각하고, 문화적 연속성과 연결성을 강조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후 간사이 지역 동포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일본 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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