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데려가 주세요, 간절해”…러 파병 북한군 포로의 호소

정치

이데일리,

2026년 1월 21일, 오후 04:08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 1부 그림자 군대’라는 제목으로 북한군 포로 리모(27)씨와 백모(22)씨의 근황을 전했다. 인터뷰는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현지 수감 시설에서 진행했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이들은 지난 2024년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접경지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인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됐다가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혔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이 포로들의 인적사항과 심문 영상을 직접 공개하며 이들의 존재가 국제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이날 리씨는 방송에서 “난 한국에 가겠다는 의향이 확실하다”며 “하지만 내가 정말 한국에 갈 수 있는지는 계속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심정은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신지 모르겠다. 나 때문에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나 같은 걸 괜히 낳아서…”라고 가족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리씨는 포로가 될 경우 북한에서는 역적이나 같다고 했다. 그는 “이 나라를 배반한 것과 같다. 살아있을 가치를 못 느꼈다”며 “다른 전우들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서 수백 배로 돌아올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또 다른 포로 백씨도 “조선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 포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죄”라며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백씨는 그러면서 “포로 돼서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배웠다”며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누가 죽고 싶겠느냐. 막다른 골목에 몰리니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부상 상태와 생포 당시 상황도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리씨는 전투 중 총알이 팔을 관통하고 턱을 뚫는 중상을 입은 뒤 생포됐으며, 현재는 회복했지만 턱에 흉터가 남아 있다. 백씨는 드론 공격으로 다리를 크게 다쳐 철심을 박은 채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협의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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