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내 반발 뻔한데 합당 제안…"연임 포석 의구심"(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1월 22일, 오후 04:4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게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하면서 당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이 모두 공개 반대에 나서고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정 대표의 발표를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불과 20분 앞두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관련 내용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 기자회견 이후 사실상 일방 통보식이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대표는 본인의 결단이라고 했지만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지도부 논의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당의 중차대한 결정에 최고위원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에 낭패감을 넘어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 최고위원도 "당의 진로와 정체성, 당원주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당원과 의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사전에 의제 공유나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황 최고위원도 "최고위원들마저 오늘 아침 갑작스레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통합 소식을 처음 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추진 과정의 문제가 드러난다"며 "당원주권시대에는 합당도 '민자당식 깜짝쇼'가 아니라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와 검증을 거쳐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원들도 강한 반발…"대표 혼자 결정할 일 아냐"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와 어느 정도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공유와 조율을 통해 모든 사안을 처리해 온 것을 미뤄볼 때 합당이라는 중요 사안에 대해 조율은 몰라도 공유 같은 과정은 거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반대 기류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고위원 3명이 한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김용민 의원은 "당의 운명을 결정할 합당이라는 중대 의사결정을 사전 논의나 공감대 형성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대표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장철민 의원도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고, 국회의원들도 뉴스를 보고서야 합당 추진을 알았다"며 "당의 운명을 이렇게 깜짝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항의했다.

한준호 의원 또한 "합당은 당원에게 충분한 설명, 숙의 과정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날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예정했던 전현희 의원은 일정을 미루고 "진정한 당원주권정당이라면 합당은 당원들의 의견수렴과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 전주시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신념 다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반발의 배경에는 독단적 의사결정이라는 절차적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합당 제안이 여러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거론돼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예비후보 자격심사가 사실상 시작된 상황에서 복잡한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의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당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합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실익도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혁신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효과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합당으로 국민의힘과의 1대1 구도가 형성되면 보수 진영의 결집을 불러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처럼 다양한 야당이 존재하는 구도가 선거 전략은 물론 원내 협상 국면에서도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대표 연임용 분석도…1인 1표제 표결에 영향 미칠까
이 때문에 당내에선 전당대회 표 계산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가 합당으로 당원 규모를 키워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시각이다.

이 최고위원은 "당의 미래보다는 당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당의 중대사를 특정 개인의 권력 구도와 연계해 추진한다면 이는 민주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민주주의와 당원 중심 정당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 대표가 추진 중인 1인 1표제에도 악재가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원주권을 내세우며 당헌 개정을 밀어붙여 온 정 대표가 정작 합당이라는 중대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이 모순으로 작용하면서다. 이같은 절차적 논란이 1인 1표제 중앙위원회 투표를 사실상 정 대표에 대한 신임 투표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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