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는 폐지 이유로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들며, 드론 전투발전 기능을 통합 추진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권고안일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폐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무인기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윤 대통령 앞 무인기는 스텔스 무인기 시험 버전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드론작전사는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수도권과 서울 상공까지 침투한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청와대와 용산 대통령실 상공이 뚫리며 영공 방어 실패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드론 전력 강화를 직접 지시했고 불과 8개월 만에 사령부급 조직이 창설됐습니다. 2023년 9월 공식 출범한 드론작전사는 육·해·공군과 해병대로 구성된 우리 군 최초의 전술급 드론 합동전투부대였습니다.
문제는 사령부령이 제시한 임무 수준이 달성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것입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드론작전사는 드론 전력을 활용해 전략적·작전적 수준의 감시·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을 수행하고, 드론 전력의 전투발전 업무까지 맡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략적’ 임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북한 핵심시설 감시·정찰과 유사시 타격, 더 나아가 주요 요인을 겨냥한 임무까지 가능해야 합니다. 이 정도라면 미군의 MQ-9 리퍼, MQ-1 프레데터, RQ-4 글로벌호크 같은 고가(수천억 원급) 첨단자산급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산을 단기간에 도입·운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작전적 수준’의 임무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육군 전방군단 방공 전력, 사단·군단급 무인기 운용 임무 등과 중첩될 여지가 컸고, 결국 기존 전력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자산을 또 도입하겠다는 방향만 남으면서 부대가 당장 무엇으로 무엇을 할지 불투명해졌습니다.
게다가 드론이 다른 병과·전력과 결합해 운용돼야 효과를 발휘하는 ‘수단적 전력’인데 이를 따로 떼어 조직화한 구조 자체가 작전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드론작전사에서 운용할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교육기관, 표준화된 교육훈련 체계, 전술·교리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이 먼저 출범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작전은 없고 드론만 사는 부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2023년 9월 1일 경기도 포천에서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합참)
드론작전사령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비상계엄 이전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부대로 지목된 점 등 정치·법적 논란까지 겹치며 조직 존치 논의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일각에선 자문위 권고 배경에 이러한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전장 지배하는 드론…본질로 돌아가야
반면 폐지론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대전은 이미 드론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미래전은 전자기 파동과 네트워크화된 무인체계를 지배하는 쪽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전쟁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저가 드론 대량 투입과 AI 기반 표적 식별, 군집 운용이 기존 방공 체계와 재래식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북한 역시 무인기 침투와 정찰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고, 러시아 파병을 통해 현대전 경험을 축적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자폭 드론 대량 생산과 AI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위협 요인입니다.
2023년 5월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진행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군집 드론 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되돌아보면, 드론작전사 관련 문제는 대드론 방어, 공역 통제, 표적 개발, 교육·훈련, 교리·전술, 획득과 전투발전이라는 본질이 빠진 채 ‘티 나는 조직’부터 세운 것이 문제의 출발이었습니다.
따라서 ‘드론을 중시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구조가 드론 전력을 가장 잘 키우느냐’일 것입니다. 교리·교육·전술 체계 없이 조직만 앞서는 방식도 문제지만,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핵심 전력 분야 조직을 통째로 접는 것 역시 성급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드론은 목적이 아니라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그 수단이 전장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드론작전사 존폐 논란은 특정 부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군이 미래전을 얼마나 구조적으로 준비하고 있는지를 묻는 리트머스 시험지에 가깝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없애느냐 살리느냐’가 아니라, 드론을 전장 전체에 녹여낼 설계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