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방부가 주최한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정치적 상징성이나 무기 숫자 중심의 개혁을 넘어, 실제 전장에서 즉각 작동 가능한 전투체계, 지속 운용 가능한 인프라, 전문화된 인력 구조를 갖춘 실전형 강군으로의 전환이 향후 국방개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안재봉 전 연세대 항공우주연구원장(예비역 공군 준장)은 “지금까지의 국방개혁은 정치적 논리와 목표를 먼저 정해놓고 추진되면서 ‘반쪽 개혁’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병사 복무기간 단축, 병 봉급 인상, 장군 정원 감축, 병 휴대전화 허용 등은 유권자를 의식한 정책 성격이 강했다며, 전투력 본질과 직결된 구조적 개혁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안 전 원장은 특히 “첨단 무기체계 확보 등 하드 파워 중심의 개혁은 진행됐지만, 현대전 교훈을 반영한 군사전략·합동교리 등 소프트 파워 발전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사이버 보안, 전자기 스펙트럼, 우주력 등 미래전 핵심 영역에 대한 준비도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군대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병영환경과 복무 여건 조성, 군 사기 고양 역시 중요하다”며 “정권에 상관없이 국가 생존과 번영을 뒷받침하는 지속적 국방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4일 오후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강 전 사령관은 신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전력이 균형을 이루자 전장이 다시 진지전 양상으로 회귀했다”며 “기술에서 뒤처지면 패배가 분명하지만, 기술이 균형을 이루는 순간 다시 양적 전력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첨단기술만으로 전쟁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전사 50만 명을 양성하더라도, 드론 50만 대가 동시에 운용될 때 이를 감당할 통신망과 전력망, 전자전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보안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지속가능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대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전 한국국방연구원장(KIDA)은 국방개혁 비전으로 ‘작지만 똑똑하고 강한 스마트 강군’을 제시했다. 그는 △첨단기술 △전문병력 △민간자원 활용을 3대 축으로 꼽으며 “AI·로봇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와 네트워크 중심 전장 인식·의사결정 체계는 전통적 상비병력 5만 명 이상을 대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병과 상비예비군 등 지원병제를 강화해 전문병력 비율을 현재 40% 수준에서 65%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비전투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개방 비율을 10%에서 40%까지 높일 경우 군 전문성 향상과 함께 국가 차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40년 군 구조 개편을 기반으로 AI 병력 절감형 첨단 강군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한 우리 군이 병력구조·지휘구조·전력구조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한반도 안보 환경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연내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