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6.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처음 출석한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박 처장은 지난달 취임했으며,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처장을 향해 "대통령 선거일이 사라질 뻔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행정처장으로 지명된 대법관님 때문에 하마터면 지난해 6월 3일 대통령선거일이 사라질 뻔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대선이 없거나 국민 의사가 왜곡되는 방향으로 치러질 뻔했다"며 "제대로 사과하고, 사퇴까지도 권고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 결정적 판결의 주심이 행정처장으로 국회와 국민 앞에 법원 입장을 밝히는 대표선수로 나왔는데 가당키나 하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박 처장은 "지난 전원합의체 판결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절차에 맞게 한 판결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재판 진행과 결과에 대해 국민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당시 주심을 하면서 재판기록을 다 읽었느냐"고 묻자 박 처장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 읽었다"고 했다.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훼손이라며 맞받았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뜻을 내세워 사법부를 조롱하고 압박하는 나라를 독재국가라고 한다"며 "북한, 베네수엘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입법부는 행정부·사법부와 함께 삼권분립의 한 축이지 사법부에 군림하는 국가기관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입법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법왜곡죄와 관련해 "사법 독립 침해 소지가 크고 요건이 주관적이라는 취지의 전임 처장 의견과 같은 입장"이라고 했고,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선 "4심제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하급심 약화가 매우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추미애 위원장 간 공방으로도 격해졌다. 나 의원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았는데 '범죄자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게 틀렸나"라고 하자, 추 위원장은 "이미 경고했기 때문에 발언권을 드리지 않겠다"며 퇴장을 명했다. 추 위원장이 "쇼츠 그만 찍어"라고 말하는 등 설전이 이어졌고, 국민의힘 위원들은 항의하며 퇴장했다.
한편 법사위는 범여권 주도로 전날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 등 법안들을 처리했다. 민법 개정안은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등 사유가 있는 경우 상속인이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smit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