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32회국회(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2.9 © 뉴스1 이승배 기자
여야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연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 관련 입법 공청회'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했다.
다만 단순한 행정구역 결합만으로는 지방소멸을 막을 수 없다며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내 특례 상당수를 수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학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그리고 이장우 대전시장·강기정 광주시장·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등 통합 당사자인 광역단체장들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다.
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중앙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정부 검토 과정에서 행정통합 특별법의 핵심 특례들이 대거 축소되거나 후퇴한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공청회에선 광역단체장 참고인 채택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으나, 간사 간 합의로 이들이 발언한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소한을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부로부터 386개 특례 조항 중에 110여 개 조항이 부동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다만 지금 통합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충분한 자치분권의 권한이 포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후에는 완전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 선언을 할 때까지 시범 실시라는 관점에서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역시 "많은 논란과 두려움이 있지만 대구·경북은 정부의 5극 3특에 대한 의지와 재정 지원, 권한 이양에 대한 약속을 믿고 통합의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면서도 "많은 권한 이양의 조문이 협의·동의 문구가 추가되고 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대로 특별법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도 나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중앙정부 관료들의 저항이 굉장히 심하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야 의원님들께 이번 기회에 국가 대개조 차원의 지방분권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지방선거에 앞서 졸속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여야 의원들도 정부를 향해 날 선 질문을 던졌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나서서 행정통합을 촉진하겠다고 하면서 5조 원을 4년간 한시 지원하겠다고 애드벌룬을 띄우고 공공기관 이전하겠다고 다 돕겠다 했는데 막상 지금 중앙정부에서 110개가 넘는 알짜 핵심 조항들을 다 못 주겠다고 했다"며 "광역단체장도 추진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을 정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9개 조항에 대한 불수용 의견은 대통령의 뜻과도 배치된 것이고, 이번 통합이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은 "교부세율을 19.24%에서 지금 노무현 정부 이후로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19.24%에서 이것을 21~22% 정도로는 올리고 그 재원을 가지고 통합 지자체에 먼저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가진 이후에 보충적 지원을 하는 식으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119개 특례를 비동의한 데 대해서는 "못 주겠다는 것보다도 일단 동의가 안 된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아마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정 지원 촉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것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재정 당국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술인으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국가전략이라는 점을 공통으로 짚었다. 다만 특별법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진종헌 공주대 지리학과 교수는 행정통합이 5극 3특 균형성장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100점짜리 답안이 아니더라도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의 통합, 부산·경남의 통합이 이뤄지면 권역별로 거버넌스를 강력하게 형성하는 데 있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부처별 사업을 쫓아다니는 구조가 지속되면 하향식 성격이 바뀌기 어렵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핵심 부처의 이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교과서적으로는 지방시대위원회가 해야 하지만, 지방시대위원회의 제도적인 위상으로는 어려워서 총리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의 특례 조항을 검토한 결과 "통합 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는 필요한 특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국적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권한과 교육자치 특례, 주민참여·자치 특례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