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역사보단 경제 집중…한일 굴곡 없을 듯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09일, 오후 06:07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8일(현지시간)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며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역사 문제가 뇌관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일관계가 큰 굴곡없이 관리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월 14일 일본 나라현 대표 문화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9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님의 중의원 선거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보다 넓고 깊은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머지않은 시일 내 다음 셔틀외교를 통해 총리님을 한국에서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만큼, 다카이치 총리의 방한을 기대하며 현재 한일관계의 축인 ‘셔틀외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일관계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한 만큼, 굳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독도 문제 언급 등 역사 문제를 내세우며 지지층을 결집시킬 필요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중일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일관계 손상을 감내할 이유도 없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내 인기 비결은 극우적인 모습에 기반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변화를 줄 것 같다는 대중적인 기대감 덕분”이라며 “역사문제를 부각하기보다 일본 국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경제적 성과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성향을 감안하면 중국과의 대립 국면은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며 “전략적으로 한일관계까지 갈등을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헌 추진’ 가능성도 아직은 시기상조다. 일본 극우들이 요구하는 개헌의 핵심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해 사실상 ‘전쟁 가능한 국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선을 확보했을 뿐, 참의원은 여소야대 구도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참의원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다카이치 내각이 이번 선거에선 대승을 거뒀지만 경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낙마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일 밀월관계가 강화하며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총리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그녀는 매우 존경받고 인기 많은 리더”라며 “다카이치 총리와 연립여당을 지지한 것은 나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다음 달 19일로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조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양기호 교수는 “미일 관계가 강화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은 소외될 수 있다”면서 “우리도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등 한미관계를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들면서 한일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은미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한일관계는 지금까지 순항해 왔지만 이젠 정상급에서 더욱 깊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논의를 해야할 때”라며 “경제안보나 기술안보, 정보협력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