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이데일리]재개된 KDDX 사업 또 '삐걱'…선도함 건조비 이견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09일, 오후 04:3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사업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책정한 사업비가 약 2년 6개월에 달하는 사업 지연과 그에 따른 비용 상승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9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예산 200억 원을 포함해 선도함 건조 비용으로 총 8820억 원을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026년도 예산으로는 493억 원이 우선 반영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업체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지명경쟁 방식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다음 달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5월 제안서 접수·평가, 6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실행계획 수립, 7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물가 반영” vs “1000억 이상 더 필요”

당초 KDDX 총사업비는 약 7조8000억 원으로, 연구개발비 약 1조8000억 원과 척당 건조비 약 8600억 원, 관급 장비 구매 비용 등으로 구성됐다. 관례대로 2023년 12월 기본설계 종료 직후 사업에 착수했다면, 기존 총사업비 범위 내에서 연구개발과 6척 건조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해 12월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추진방안 결정 내용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실제로는 기본설계 종료 이후 약 2년 6개월가량 사업이 지연된 상태에서 착수되는 만큼, 당시 산정된 비용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사청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약 200억 원을 증액한 8900억 원 수준에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함정 업계는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본설계 이후 장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기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원자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가스터빈, 통합마스트, 센서·전자장비 등 외산 의존도가 높은 핵심 장비의 경우 최근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와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KDDX에는 다기능 레이더, 전투체계, 통합추진체계 등 다수의 국내 핵심 기술 개발 과제가 포함돼 있다. 이들 기술은 당초 2029년 말 전후 개발 완료가 목표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연구개발(R&D) 구조상 기술 개발이 완료된 이후 실제 함정에 탑재해 시험·평가까지 마쳐야 사업이 종료된다는 점이다.

KDDX 1번함 인도 목표 시점이 2032년 말로 설정된 만큼, 지연된 건조 일정에 따라 연구개발 기간 연장과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조선소 건조비 증가를 넘어 연구개발 인력 유지비, 시험·평가 비용, 장비 보관 및 재인증 비용 등 연쇄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현실적 비용 지적에 유찰 가능성도

업계에서는 방사청이 제시한 단가로 선도함을 건조할 경우, 해당 단가가 후속 양산함의 기준으로 작용해 수주 업체의 사업 수지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도급·관급 장비에 대해 일부 샘플 견적만 받아봐도 현재 사업비의 한계가 드러난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총사업비를 특정해 입찰공고를 내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재 조건으로는 양사 모두 입찰 참여가 쉽지 않아 유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안서 평가에서 가격 요소를 분리하고, 연구개발 완료 이후 실비 정산이나 선도함 건조 결과를 반영한 후속 양산함 건조비 재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KDDX 사업을 배치-1과 배치-2로 구분해 추진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초기 배치-1에서는 최소 전력화에 집중하고, 이후 배치-2 단계에서 KDDX-S 개념과 유·무인 복합체계 등 신기술을 반영함으로써 장기간 예산 부담을 완화하고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건조비는 양사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이 상태로 입찰이 진행될 경우 경쟁 구도 이전에 사업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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