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께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현리의 육군 항공부대 주둔지에서 이륙한 코브라 헬기 1대가 비상절차훈련 중 오전 11시 4분쯤 주둔지에서 약 800여m 떨어진 인근 하천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50대 주조종사(준위)와 30대 부조종사(준위) 등 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민간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들의 순직 여부는 추후 순직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비상절차훈련은 엔진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상 상황을 가정해 비상 착륙을 숙달하는 훈련이다. 통상 엔진 출력을 낮춘 상태에서 진행된다. 사고 헬기는 훈련을 마친 뒤 주둔지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훈련 중 사고인지 복귀 과정에서 발생했는지는 군이 추가로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헬기는 무장을 탑재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현재까지 민간 인명·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사고 헬기가 민가 밀집 지역을 피해 하천으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추락 지점 인근에는 민가와 LPG 사업소, 공장 등이 위치해 있어 조종사들의 마지막 기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육군은 헬기에 탑재된 음성녹음장치를 회수해 교신 내용과 비행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9일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현리에서 육군 코브라 헬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브라 헬기는 최고 속도 약 시속 350㎞로 기동하며, 대전차용 토우(TOW) 미사일 최대 8발과 로켓, 20㎜ 기관포를 탑재할 수 있는 경량 공격헬기다. 북한의 기갑전력과 특수부대 위협에 대응하는 대전차 공격헬기로 오랜 기간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도입 이후 30년이 넘으며 노후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코브라 헬기는 과거에도 사고가 있었다. 2018년 8월 훈련 중이던 헬기가 이륙 과정에서 주회전날개가 분리돼 불시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약 8개월간 운항이 중단됐다. 2023년 8월에도 비행점검 중 회전날개 등이 분리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만 추락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코브라 헬기는 미국 벨사가 제작한 기종으로, 미 육군에서는 2001년 이미 퇴역했고 2002년 이후 대외군사판매(FMS)도 종료됐다. 이에 따라 전용 부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군은 수리부속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군은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전력화에 맞춰 코브라 헬기를 단계적으로 퇴역시킬 방침이다. 당초 2021~2027년 퇴역을 계획했으나 LAH 사업 지연으로 일정이 순연돼, 2028년부터 순차 퇴역을 시작해 2031년까지 완전 도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브라 대체 전력인 국산 소형무장헬기 ‘미르온’은 지난해 12월 1호기가 육군에 인도됐으며, 2031년까지 총 160여 대가 전력화될 예정이다.
육군은 사고 직후 동일 기종에 대한 전면 운항 중지를 결정하고, 육군본부 참모차장대리(군수참모부장)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또 육군항공사령부 직무대리가 중앙사고조사위원장을 맡아 기체 결함 여부와 정비 이력, 조종·교신 상황 등 사고 원인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현지에서 보고를 받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수습과 엄정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