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는 결혼" 비유도…與, 내일 의총뒤 최고위 합당 기로(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2월 09일, 오후 06:32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2.9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둘러싼 갈등에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합당을 둘러싼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은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통해 공식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까지 겹치며 정청래 대표의 부담도 더욱 커진 모습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합당에 대한 신중론과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분출됐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고위조차 중지가 모이지 않고 당 의원들도 초선·재선·다선에서 다수 반대와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 지표도 중도층, 2030 세대 등 합당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공표된 합당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 "중도층이나 우리가 상당히 중요한 지역, 2030 세대 등 합당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 당원도 우려를 표방하고 있다"며 "싫다는 결혼에 강제로 당사자들을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겠느냐"라고 물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합당 논의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주말 동안 많은 분을 만나 뼈아픈 질책을 들었다"며 "집권여당이 당내 갈등에 매달려 민생을 뒤로 미뤄선 안 된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합당 논의처럼 갈등을 키우는 사안은 신속히 정리하고 당·정·청이 원팀으로 국정 성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조국 혁신당 대표가 오는 13일까지 합당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일방적 통보를 했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당은 합당 논의의 '합'도 시작 안 했다. 정치적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조 대표가 시한을 정했더라도 민주당은 민주당의 원칙대로 하겠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도 공개 압박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 대표가 이 일을 잘못 풀기 시작하면서, 절차와 또 여러 적절성에 있어서 문제가 생겼다"며 "내부 동력이 떨어진 것뿐만 아니라 중도 보수, 서울, 부·울·경, 2030세대에서의 부정적 의견이 많다 보니까 더 어려워진 방향으로 가지 않는지 분석한다"고 했다.

정 대표가 전(全) 당원 투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1인 1표제 같은 경우도 겨우 16표 차이로 가결했다"며 "그런데 더 예민하고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 같은 경우 중앙위원회에 가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 혼자 저렇게 밤잠을 못 자가면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데 우리가 그걸 뒷받침해도 부족할 형편에 합당 문제에 이어 특검 추천 문제까지 내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하면 뒷받침 되겠는가"라며 정 "라며 정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수현 "설 전 가급적 정리"…10일 의원총회 주목
민주당은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거쳐 당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설 전에는 가급적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최고위원들 사이) 다 있다"고 말했다. 의원총회 뒤 같은 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도 소집됐다. 신속한 결론을 내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

합당 상대방인 혁신당은 민주당 내 반발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신장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제안 이후 벌어진 소모적 논쟁과 일부 공격적 행태를 보며 2500년 전 맹자의 일갈을 떠올린다"며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익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인'과 민주주의를 향한 '의'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3일 이전까지 합당 제안 관련 논의가 진전될지, 지금 혼란스러운 부정적 상황을 타개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며 "아무런 정책적 논의 없이 인물에 대한 비난과 비방, 허위 사실에 근거한 저격 글이 도는 국면이 빨리 종결되는 게 좋겠다는 바람이 담겼다"고 말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최고위원. 2026.2.9 © 뉴스1 유승관 기자

합당 논의와 함께 전준철 변호사의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을 놓고도 민주당 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 변호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는 인물로, 이성윤 최고위원이 추천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는 김 회장 변호인으로 김성태를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여 재판까지 받게 만든 인물로, 그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건 단순 실수로만 치부할 수 없는 뼈아픈 실책"이라며 "우리 당과 대통령에게 심각한 정치적 부담을 주는 행위였으며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것이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도 "특검 후보 추천, 비공개 합당 문건 문제로 당에 대한 신뢰와 원칙이 무너졌다"며 "무너진 신뢰는 말이 아닌 행동과 함께할 때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에서는 합당 논의를 더 이상 끌고 가는 것 자체가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박 대변인의 말처럼 10일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합당 문제를 사실상 매듭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합당 추진이든 철회든, 혹은 중단에 가까운 정리든 그 결론은 정청래 지도부의 판단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어 이후 국면 관리의 부담은 고스란히 정 대표의 몫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전 변호사 추천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도부를 향한 비판적 기류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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