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2.12 © 뉴스1 신웅수 기자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과 일명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주도로 단독 처리되면서 설을 앞두고 모처럼 무르익던 여야 협치 분위기가 일순간 냉각했다.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에 두 법안에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까지 묶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여야의 냉각 기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가 전날(12일)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 불참한 데 이어 국민의힘의 의원 전원은 오후에 열린 본회의에도 '보이콧'을 선언하며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여야는 지난 4일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 구성과 본회의 날짜를 민주당이 주장한 5일이 아닌 국민의힘이 요구한 12일에 열기로 합의했다. 본회의에 올릴 법안으로는 여야 간 쟁점이 있는 것들을 빼고 합의한 것으로 한정했다. 국민의힘은 대신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와 관련한 '비준' 주장을 철회했다. 여야가 한 발씩 물러선 결과였다.
이렇게 무르익던 여야 간 협치 분위기는 지난 11일 밤 법사위에서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이 범여권 주도로 단독 통과되면서 급반전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손으로는 등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로는 악수를 청하는 데 응할 수는 없다"며 이 대통령 및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함께하기로 했던 오찬에 불참을 선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한 손으로 협치를 논하고 한 손으로 입법폭주를 자행하는 민주당의 비열한 이중플레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같은날 열린 본회의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157인 중 찬성 15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6.2.12 © 뉴스1 유승관 기자
민주당은 오찬 불참과 본회의 보이콧을 싸잡아 비판하며 반격에 나섰다. 정청래 당대표는 "오찬 불참은 국민에 대한 무례함"이라며 "이 무슨 결례인가"라고 장 대표를 직격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정말 해괴망측하고 무례하고 무도하다"며 "일련의 행위에 큰 유감을 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본회의 보이콧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정된 63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민주당이 본회의장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헌법을 짓밟고 사법부를 파괴하는 '더불어 입법 쿠데타' 세력에 강력히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같이 얼어붙은 여야 분위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짙다. 민주당이 설 이후 열릴 본회의에서 두 법안 외에 이미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왜곡죄(형법 개정안)까지 처리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이들 법안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예고한 국민의힘은 본회의 상정 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합의한 민생법안들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입법 속도전'을 강조한 만큼 이를 최대한 막겠다는 구상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현재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사법파괴 악법을 처리하는 속도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을 논한다면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c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