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②]40년 정통 외교관이 본 '李대통령 실용외교의 순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전 05:3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는 외교통상부에서 제1차관을,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주미대사를 역임한 40년 정통 외교관이다. 안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지난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취임 직후 워싱턴으로부터 압력이 엄청났을 텐데, 대미 외교는 선방했다”면서 “지난해 8월 방미 직전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도 엄청나게 잘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으름장을 놓았다. 비상계엄 후폭풍에 시달리다 작년 6월에나 대통령이 취임한 한국은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의 취임 직후 백악관은 “한국에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졌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행사에 우려하며 반대한다”는 미묘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초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에서 대면을 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급작스러운 중동 위기로 만남마저 무산됐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순 없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관세협상을 이어나가며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한국이 한일관계를 중시한다는 ‘신뢰’를 미국 측에 줬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한미관계를 순조롭게 풀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정통 외교관이자 국제정치 최고의 전문가인 그가 느낀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안 교수는 이 대통령이 작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가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불참으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헤이그로 향해 트럼프 대통령을 잠시 만나고 한국-나토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안 교수는 “당시 일본이나 호주도 정상이 참석하지 않았고, 우리 역시 참가를 하기엔 상황적으로 어려웠다.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트럼프 2기 이후 ‘동맹(alliance)’이라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약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상이 우리와 생각을 같이 하는 국가들에 우리가 동맹을 소중히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나토 회원국 32개국 대부분이 자유진영의 핵심국가다.

그는 “트럼프발(發) 국제지형의 변화로 동맹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고 미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동맹’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지난 80년간 규범 중심의 동맹은 한국을 발전시켜온 힘이었다”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가입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안호영 경남대학교 석좌교수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