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부동산 정책의 전선을 주택에서 토지로까지 확대했다. 연일 부동산 문제를 국가적 구조 문제로 규정해 온 데 이어, 토지 시장을 겨냥한 구체적 행정 조치까지 예고하면서 정책 기조가 한층 강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하여튼 이 나라의 모든 문제의 원천은 부동산"이라며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됐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관계 부처에 농지 보유 및 이용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수도권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과 맞물려 토지 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상승하는 흐름 속에서, 투기 목적의 토지 보유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 안정에 머물지 않고, 토지·농지까지 포함한 '부동산 전반 정상화'로 정책 범위를 넓히겠다는 신호다.
집값 기대 꺾이자 토지로 확전…경작 여부 무관 농지 보유 등 조사 나설 듯
최근 집값 기대 심리 하락에는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부담 강화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주춤했고, 실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60%에 근접한 상황에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8로 전월 대비 16%포인트(p) 급락한 점도 정부로선 정책 드라이브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자, 규제 범위를 토지로까지 넓히는 '확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전수조사 지시가 단순 실태 파악을 넘어 구조적 제도 개선 성격을 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경작 여부와 무관한 농지 보유, 차명 보유, 개발 기대를 노린 선매입 사례 등이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 명령 강화, 대출 규제 정비 등 후속 대책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 압박에 나서고 있는 24일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2026.2.24 © 뉴스1 안은나 기자
"부동산 시장=비정상 구조…다주택, 자유지만 손익은 각자 책임" 경고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구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믿거나 말거나, 저항할지 순응할지는 자유지만 손익 역시 각자의 몫"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비정상 구조'로 규정하고 정부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부동산 불로소득 구조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저출생·가계부채·지역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투기 기대심리를 선제 차단해 가격 상승의 고리를 끊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광범위한 조사와 규제가 시장 위축과 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특히 실제 영농 목적의 농지 보유자와 투기 목적 보유자를 어떻게 구분할지, 조사 기준과 절차의 명확성도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정책 기조에 "헌법이 보장한 재산권을 정면으로 침해함은 물론 금융 시장의 근간인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금융 독재적 발상"이라며 "노후 대비나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국민을 '투기 마귀'로 몰아세우는 것은 지나친 행태"라고 비판했다.
immu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