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독주에도 힘 못 쓰는 국힘…윤어게인 갈등에 내분까지

정치

뉴스1,

2026년 2월 24일, 오후 04:19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입법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절윤) 논란에 발이 묶이며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입법 독주에도 야당은 내부 노선 갈등이 모든 의제를 집어삼키며 대여 투쟁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24일 국회 본회의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에 이어 3대 사법 개혁법(법왜곡죄·대법관 증원·재판소원)과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을 순차적으로 단독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당 단독으로 토론 종결과 법안 처리가 가능한 구조에서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필리버스터를 해봐야 하루살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법안심사소위 논의 없이 상임위를 통과한 절차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시 10년 이하 징역형을 규정한 부칙을 두고 "국민 입틀막", "한밤의 쿠데타"라고 반발했지만 여론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야권 안팎에선 절윤 논란이 부동산·관세 등 여권의 각종 악재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조적 열세에 더해 '내란당' 프레임과 내분까지 겹치며 필리버스터 등 대여 공세 전반에 동력이 붙지 않는다는 평가다.

개혁파와 당권파 간 노선 충돌이 격화하면서 이같은 무기력은 당내 갈등 소재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20일 장동혁 대표가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를 비판하며 윤 전 대통령 지지층과의 동행을 언급한 이후, 당내 비판이 공개적으로 분출하는 양상이다.

조경태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내란 멍에를 뒤집어쓰고는 아무것도 못 한다"며 "조폭이 착하게 산다 한들 누가 믿느냐"라고 비판했다. 또 장 대표를 향해 "결단할 용기나 공적 마인드가 없다면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 현명하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박정하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윤어게인' 정당으로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하는 볼모잡이, 물귀신 작전"이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사퇴보다 더 좋은 선거 운동은 없다"고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 한지아 의원 역시 BBS 라디오에서 '사심 정치'라는 표현을 쓰며 "절망적이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수습하거나 방향을 정리할 구심점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절윤을 둘러싼 노선 충돌이 공천권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당내 갈등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방선거에서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자치단체 26곳의 후보를 중앙당이 직접 공천하기로 한 결정했다. 지도부는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당내에서는 "친한계 공천 빼앗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배현진(서울 송파을), 고동진(서울 강남병) 등 친한계 의원들 상당수가 이번 결정으로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지도부와 당권파는 당원 여론상 윤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를 부당하다고 보는 인식이 우세하다는 점을 들어,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는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장 대표도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국민께선 절연에 대한 논쟁, 당신들끼리 싸우는 것보단 어려운 민생과 삶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이 있는지 그 답을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절윤 논란을 정리하지 못한 채 지지층 결집에만 기댈 경우, 여당의 입법 독주에도 야당이 주도권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 갈등이 계속되는 한 대여 투쟁과 선거 모두 동력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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