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TV 유은길 경제전문 기자]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광폭 행보는 중동을 넘어 그린란드, 그리고 동북아시아까지 흔들며 기존 국제 질서를 뿌리째 뒤바꾸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쨌든 경제’는 지난 27일 최동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는 ‘지경학적 체스판’의 실체와 향후 글로벌 정세의 향방을 상세히 짚어봤다.
트럼프의 지경학적 야심: 전통적 리더십은 끝났다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예측 불가능한 소음’으로 치부하지만, 최동주 교수는 이를 ‘지경학적 차원의 차별화된 리더십 추구’라는 명확한 전략으로 규정했다.
최 교수는 “트럼프는 과거 미국이 수행해 온 ‘세계의 경찰’ 역할을 과감히 던져버렸다”며 “대신 미국이 가진 지리적, 경제적 이점을 철저히 자국 우선주의로 치환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린란드 매입 시도부터 호르무즈 해협 개입까지, 모든 행보는 미국의 경제적 실익과 안보적 패권을 결합한 고도의 계산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이란 전쟁의 끝: 이란의 복원력 한계, 정권 교체 압박
전쟁의 장기화 우려에 대해 최 교수는 이란의 조기 굴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는 “현대전은 단순한 화력전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복회력(Resilience)’ 싸움”이라며 “이란은 경제 제재와 내부 민심 이반으로 인해 전쟁을 지속할 국내 체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 교수는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이란 정권의 근간을 흔들어 지역 맹주로 등극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경우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인데, 4세대 전쟁(비정규전·정보전 등) 역량이 부족한 이란은 대내외적인 민주화 압박에 직면하며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반도에 던져진 숙제: 호르무즈 파병과 ‘다자개입’
미국이 한·중·일 3국에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최 교수는 ‘초당적 협의’와 ‘다자적 틀’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독자적인 파병보다는 국제적인 공조 체제 안에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하고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전선의 동조화: 우크라이나에서 북극항로까지
흥미로운 점은 중동 전쟁의 종결이 다른 지역 분쟁의 해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즉 중동전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동시에 휴전을 하고 트럼프는 이것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최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공동투자관리 국제합의’가 도출될 경우, 중동 종전과 맞물려 글로벌 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해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그린란드와 북극권의 경우 미국의 그린란드 개입은 단순한 부동산 욕심이 아니고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북극항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철저한 대중 견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소다자 외교’로 재편되는 미국의 미래
트럼프가 동맹국들을 압박하며 ‘적’으로 돌리는 듯한 행보에 대해 최 교수는 이것이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고 보았다. “미국은 이제 다자간 기구(UN, WTO 등)보다는 자신들이 통제하기 쉬운 양자 협의나 소다자 외교(Small-multilateralism)를 지향할 것”이라며, 이는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중동 전쟁 이후의 세계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북극항로와 호르무즈라는 두 개의 핵심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최동주 교수의 분석을 종합하면, 트럼프의 미국은 더 이상 ‘친절한 동맹’이 아닌 셈이다. 경제와 안보 이익이 결합된 철저한 실무형 리더십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변화된 미국의 ‘지경학적 리더십’에 맞춘 기민한 국익 중심 외교가 절실한 시점이다.
‘어쨌든 경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이데일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된다.
[사진=어쨌든경제 방송 캡쳐] 최동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사진 우측)가 3월27일 '어쨌든 경제' 방송에 출연해 유은길 경제전문기자(사진 좌측)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