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진=노진환 기자
정당 지지도를 반영하듯 국민의힘은 서울, 부산 등 현직 시장이 있는 곳에서조차 밀리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가상 양자 대결은 오세훈 시장이 민주당 후보군에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산시장 역시 박형준 시장이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큰 폭으로 밀리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방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부산의 위기감은 더 크다. 국민의힘 현역 구청장들이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예비후보 등록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통상 ‘4말 5초’까지 몸을 낮추며 현역 프리미엄을 극대화하던 방식 대신 조기 출정에 나선 것은 선거 지형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18년 부산 16개 구·군 중 13곳을 민주당에 내줬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부산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전 의원은 통일교 관련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산시장 출마를 강행했다. 수사 리스크라는 부담에도 부산에서 민주당 우세 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은 국민의힘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야당이라면 상대의 악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이를 본선 경쟁력으로 전환할 정치적 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보수 텃밭 대구·경북의 기류 변화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 선언 이후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공개적으로 김 전 총리를 지지한 것은 당내 분열과 지도부 혼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홍 전 시장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보수 진영의 대표적 정치 원로다.
‘김부겸 효과’에 민주당의 동진 전략은 경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는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구미에서는 장세용 전 구미시장이 민주당 간판으로 경쟁에 나섰다. 모두 지역 기반과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이다. 안동은 이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고, 구미는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층과 산업단지 종사자가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기대를 거는 곳이다. 포항, 영천, 경산 등에서도 민주당이 젊은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변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런 상화에서도 국민의힘은 경선 후폭풍부터 수습해야 할 판이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되며 김 지사는 경선에 복귀했고, 대구시장 경선에서도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가처분 결과에 따라 다시 경선판을 짜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보수 후보 난립에 따른 표 분산 우려가 고개를 든다.
당 안팎에선 ‘윤 어게인’ 기조를 끊어내지 못한 점,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인사 참사와 공천 잡음이 겹치며 중도층 이탈을 키웠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계파색이 옅은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 공관위도 그렇고 기존 공관위도 대여투쟁의 선명성이라든가 공관위의 컨셉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서 “세대교체한다고 했다가 오히려 인기 얻고 있는 사람은 컷오프 시키고, 지지율 1~2위를 다투던 후보들도 떨어뜨리는데 아무도 납득할 수가 없는 기준이었다. 새 공관위가 잘 해낼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한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 “이 국면을 벗어날 방법은 이제 하나 남은 것 같다”며 “국민의힘 선거의 간판 교체,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장동혁 지도부의 애당심과 결단을 기대한다”고 썼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노선을 빨리 정하고 민주당처럼 단단히 뭉쳐야 하는데 뭉칠 구심점이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 같다. 유권자는 이 분위기를 다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