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어 “남북은 서로를 적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적대와 대결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오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비록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은 일부 민간인과 군·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네 번에 걸쳐 군의 감시를 피해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 너머로 보내고, 북한 개성 일대 영상을 촬영한 일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도 화답했다. 김여정 부장은 같은날 저녁 담화문을 내고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면서 “우리 국가수반(김정은)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하였다”고 했다. 훈계조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평을 인용한 만큼 간접적으로나마 남북 정상간의 소통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이 대통령의 이름과 정식호칭을 제대로 거론한 것 역시 이번 정부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김 부장은 “한국 측은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모한 일체의 도발행위를 중지하며 그 어떤 접촉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며 대화에는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국가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사건이 재발될 때에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2024년부터 주장해 온 남북 ‘적대적 두국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남북간 메시지가 긴장 완화에 도움은 되겠지만 대화나 유화적 무드에 대한 기대는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감 수용이라는 외형과 달리 ‘접촉 단념’을 요구하며 적대적 두 국가라는 긴장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유감 표명을 대화 물꼬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원천봉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빠른 시일 남북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한반도 긴장완화는 모두에게 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로부터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게 됐다. 북한 역시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이나 살림집 건설 등 내부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병력과 자원을 건설 현장으로 돌릴 명분을 확보한 셈”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