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 중동위기에 여야 손잡았다…李 중재 속 26.2조 추경 합의 처리

정치

뉴스1,

2026년 4월 10일, 오후 10:42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여야 원내수석 및 예결위 간사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합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예결위 간사,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이소영 예결위 간사. (공동취재) 2026.4.10 © 뉴스1 신웅수 기자

여야가 10일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전격 처리한 배경에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촉발된 위기가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유가·고환율이 동시에 덮친 상황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댄 결과로 볼 수 있다.

국회는 이날 밤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의결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추경안 규모를 정부 원안인 26조 2000억 원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번 추경은 이른바 '전쟁 추경'으로 고유가 부담 완화·민생 안정·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3대 축으로 편성됐다.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 재원을 충당했다.

처리까지는 여야 공방이 거셌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지난 2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예비심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을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이라고 몰아붙였고, 민주당은 "민생보다 정쟁을 우선시하는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오찬 회담에서 "현찰 나눠주기라는 표현은 과하다"며 야당의 이해를 직접 구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다 "두 분이 요새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손잡는) 연습 해보세요"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손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여야정 자리에서 TBS 지원 예산(49억 5000만 원)도 철회하기로 했다. 정 대표가 "철회하겠다"고 먼저 밝히면서 여야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도 공방이 계속됐다. 핵심 쟁점인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놓고 국민의힘은 전액 삭감 후 유류 피해 집중 계층에 핀셋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민주당은 "소득 하위 70%로 한정한 한시적 지원"이라며 원안 사수를 고수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해당 사업은 보류됐고, 최종 결론은 이날 원내대표 간 협의로 넘어갔다.

결국 지원금 지급은 정부 원안대로 유지됐다. 소득 하위 70% 등 국민 약 3578만 명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1인당 10만~60만 원이 지역화폐로 지급된다. 두 차례로 나눠 지급되며 사용처는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제한된다.

합의문에는 고유가 대응 세부 내용도 담겼다. 농기계 유가연동보조금 신설과 연안여객선 유류비 지원 등 농어민 부담 완화에 2000억 원을 반영했고, K-패스를 한시적으로 반값 할인하는 대중교통 지원 예산 1000억 원도 증액했다. 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위해 2000억 원이 추가됐으며, 전세버스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지원을 위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도 개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중국인 짐 캐리' 예산은 전액 삭감 대신 지원 범위를 중화권에서 글로벌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단기 일자리 사업 관련 예산은 일부 감액해 증액분 재원으로 활용했다.

송 원내대표는 합의 후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야가 합의 처리하게 돼 다행"이라고 했고, 한 원내대표는 "국익을 위해 공감대를 형성해 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당초 여당 단독 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 위기 앞에서 부담을 감수하기 어려웠던 국민의힘이 결국 합의 테이블로 돌아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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