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병력 감축이 안보 자해?…변화 미루는 軍이 더 위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전 05:5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제시한 ‘GOP 병력 2만2000명 → 6000명 감축’ 구상은 발표 직후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수치가 지나치게 구체적이라는 지적부터, 안보 공백 우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 나아가 대북 유화에 따른 무장해제라는 정치적 프레임까지 다양한 비판이 뒤따랐다.

군사 정책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 제기 자체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다만 이번 논쟁은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040년 달성을 위한 중장기 구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단기간 내 병력을 대폭 감축하는 것처럼 전달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병력 자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전방 고정식 경계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정예 병력 상당수가 전방 GOP에 묶여 있는 비효율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이다. 감시·정찰·타격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상황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병력을 운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재검토는 당연하다.

안 장관의 발언도 이 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1만6000명을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병력을 후방 기동 전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평시에는 과학화 감시체계로 경계를 유지하고, 상황 발생 시 기동 전력이 신속히 투입되는 구조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신뢰성은 충분히 검증돼야 하고, 감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층적 보완 체계도 필요하다. 특히 북한과 대치 중인 특수한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준비되지 않은 감축’은 오히려 더 큰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진짜 위험은 병력 감축이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군’ 그 자체일지 모른다.

GOP 철책경계 자료사진 (출처=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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