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2 © 뉴스1 최지환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 '무공천론'과 '공천 강행론'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3자 구도를 막기 위해 무공천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공천 이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의 유세 지원을 둘러싼 2차 충돌도 예고되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만덕동 대단지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했고 앞으로 여기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머지않아 좋은 기회가 되면 자가 주택을 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아 보궐선거 사유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출마 선언'이란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출마를 못 박은 것이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공천 여부에 대해 "누구와든 생산적인 경쟁을 하려고 한다"며 "정치 공학보다는 시민들이 생각하시는 보수 재건에 대한 열망에 집중할 때"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전 대표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무공천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자 구도가 되면 우리 당이 힘들지 않겠느냐. 어려운 구도가 부산시장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이기는 것보다는 후보를 내지 않고 범보수 세력인 한 전 대표와 선거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서병수 전 의원에 이어 부산 지역 4선 중진인 김 의원도 무공천을 주장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전날 지도부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이 알려졌다.
중진인 한기호 의원도 최근 국민의힘 국방위원 단체 대화방에 "부산 국회의원 공석에 우리 당에서 공석으로 놔둬야 한다는 김도읍 의원 의견에 동감한다"며 "한 전 대표와 화합할 마지막 기회가 왔는데, 또 헛짓을 한다면 우리 당은 정말 끝"이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친한계 의원들도 물밑에서 중진 의원 등에게 무공천 여론이 확산할 수 있도록 설득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천을 강행할 태세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그 자리가 비면 국민의힘의 후보를 낼 것"이라며 "무공천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앞서 장동혁 대표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 인사가 아닌 정치인에 대해 지지 발언을 하거나 공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공천론을 차단하는 데는 당의 정치적 정당성 문제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명한 인물이 출마하는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사실상 제명 결정에 대한 자기부정에 해당할 수 있어, 지도부로서는 공천을 포기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북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 추후 단일화 여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강성 발언을 이어온 김민수 최고위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인물로 꼽힌다.
한 전 대표를 향해 부산 북갑 대신 더 어려운 곳을 택하라는 '험지 출마론'도 여전히 나온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큰 지도자는 희생할 때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험지 같은 데서 희생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했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