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핵시설 발언' 후폭풍…野 "법적조치 검토" 與 "망상 빠졌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7:12

[이데일리 김한영 김관용 박종화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을 공개 언급한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해당 발언에 항의하며 대북 위성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 장관 해임과 법적 조치 검토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해 외교”라고 맞받았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무인기 관련 현안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벌써 일주일째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며 “하루 50~100장씩 쌓이던 한미 양국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는데, 정 장관이 초래한 역대급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정 장관을 즉각 경질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 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도 정 장관 경질 필요성을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해임 요구를 넘어 법적 조치 검토 방침까지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정면 반박했다. 정 장관 발언이 이미 공개된 정보라는 점에서 ‘기밀 누설’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정보 유출과 한미 동맹 신뢰 훼손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 장관의 언급한 구성의 경우 지난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서도 언급되었고, 국내 언론에서도 기보도 된 만큼 ‘정보 유출’이 아니라는 취지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정 장관 발언을 두고 경질론까지 꺼내 들었다”며 “세상 혼자 안보 파탄 망상에 빠져 정부와 장관만 흔들며, 불안한 국제 관계 속 대한민국을 더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정보의 공개 여부와 별개로 장관 발언의 무게는 다르다”며 재반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부 고위 당국자인 장관의 발언은 책임 없는 민간 주장을 근거로 해서는 안 된다”며 “민간에서 어떠한 주장이 있어도 정부의 평가는 이러하다는 최종적 확인 역할을 해야 한다. ‘민간 공개정보에 기초했다’는 게 해명이 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의 책무를 망각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장관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같은 날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 설명을 한 것일 뿐”이라며 “북한 구성 지역 핵개발 활동은 2016년 미국 ISIS 보고서와 국내 KBS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해 CSIS 보고서까지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7월 14일 인사청문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핵시설 관련 정보보고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유출이라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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