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기 위해 의전실로 향하고 있다. 2024.6.28 © 뉴스1 윤일지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한동훈 전 대표와 미묘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박 시장은 한 전 대표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각을 세우면서 얻는 반사이익은 누리되, 무소속 후보와 연대함으로써 '해당 행위'로 낙인 찍힐 가능성은 차단하는 모습이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전날 울산·경남 광역단체장과 중앙당에 부산 북갑에 무공천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전면 부인했다.
박 시장은 보도 직후 입장문을 통해 "부산 북갑 보궐선거 무공천 요구와 관련해서도 단체장들이 어떠한 논의를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 역시 한 전 대표와의 연대설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러한 대응이 주목받는 것은 박 시장이 그동안 한 전 대표와 거리를 좁혀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1일 한 전 대표의 행보가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고,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거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모색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박 시장의 지지율 상승이 한 전 대표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전 후보에 비해 10%포인트(p)대 중반까지 뒤쳐진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타 이달 17~19일에 조사에서 여야 후보가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3.1%p) 내로 좁혀졌다. 한국리서치·KBS 부산총국이부산 거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 후보는 40%, 박 시장은 34%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인 지난 13일 부산 의원들과 만나 '지지율 격차가 한자리수 이내로 좁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전 대표의 출마가 미친 효과를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지만, 박 시장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호응하듯 한 전 대표는 박 시장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YTN 인터뷰에서 "상식적인 다수의 보수 정치인이 갈 길은 보수 재건의 길이고, 이 과정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발원지가 부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출마 효과가 부산 전체 선거, 나아가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대선 후보급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대다수 국민의힘 후보들로부터 외면받는 장동혁 대표와의 대비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채널A 인터뷰에서 "부산뿐 아니라 경남, 울산의 주요 후보들이 저한테 연락 오셔서 결국은 함께해야 한다고 말씀한다"며 "부산에서만 끝나면 어떻게 동남풍이냐. 서울까지 와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한 전 대표와 거리를 단번에 좁히기 어려운 이유는 다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민식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당에서 제명당한 한 전 대표와 곧바로 손을 잡을 경우 자당 후보를 등지는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는 탓이다.
부산 북갑 무공천에 연일 선을 긋고 있는 당 지도부도 한 전 대표와 자당 인사와의 연대에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장 대표는 최근 한 전 대표의 부산 유세에 동행한 진종오 의원의 활동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박 시장 입장에서는 보수세가 강한 부산에서 한 전 대표와 본격적인 선거 연대에 나설 경우 강성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의 구친윤계 재선 의원은 "한 전 대표의 표가 부산에서 한 10% 된다고 보는데, 박 시장 입장에서는 이 표가 자신에게 온다면 전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다만 한 전 대표와 대놓고 손을 잡았을 경우 강성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어 노선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부산 북갑 국힘 후보 결정 뒤 단일화 협상 시기가 변곡점
결국 두 사람 관계의 변곡점은 부산 북갑의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올 무렵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북갑 선거가 부산시장 선거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야권 내부에서도 두 사람의 시너지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박 시장이 바로 한 전 대표와 손을 잡으면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어 망설이는 것"이라며 "공천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점에 한 전 대표 손을 잡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벌써부터 부산 북갑 단일화에 초점을 맞추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 대표의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은 전날 JTBC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민주당 부산 북갑 보선 후보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거론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하정우 뉴스를 덮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민의힘 후보가 나오고 한동훈 후보가 나와서, 단일화 뉴스로 덮는 것"이라며 "(한 전 대표는) 보수의 소중한 인재 중 한 명"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전화면접조사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0.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이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