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발 '슈퍼 세입'…靑 내년 예산 활용 방안 고심

정치

뉴스1,

2026년 5월 14일, 오전 10:20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의 컨테이너 모습. 2026.4.1 © 뉴스1 윤일지 기자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 등 세입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늘어난 세입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던진 '국민배당금' 화두에 대해 청와대는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확장 재정을 지시한 만큼 정부 국정 기조를 반영할 수 있는 사업 예산이 대폭 담길 거란 전망이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책실은 2027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늘어난 세수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정부는 부처별로 예산 소요를 취합하고 있는데 법인세 등 세입 확대 전망을 토대로 예산안을 설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정책실장은 지난 주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년과 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뿐 아니라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 효과까지 감안하면 역대급 초과 세수가 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300조 원, 2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내야 할 법인세가 100조 원을 상회할 거란 관측도 함께 나오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을 토대로 진행할 세수 추계에 이같은 '슈퍼 세입'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를 마친 뒤 HD현대의 조립 크레인형 용접로봇 설명을 듣고 있다. 2026.5.13 © 뉴스1 이재명 기자


李대통령 '적극 재정' 주문…'K자 격차' 해소방안 담길까
청와대와 정부는 늘어나는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적극 재정'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국민경제의 대도약 발판을 닦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되겠다"라며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 수립과 내년도 예산 편성에 임해달라"고 지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한때 절약이 미덕일 때가 있었다.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대다. 돈이 안 돌아서 문제인 사회가 됐다"며 "이럴 때는 투자를 통해 경제가 순환하게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적극 재정이 성과를 낸 예시로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를 들기도 했다.

김 정책실장이 제기해 논란이 된 '국민배당금'도 확장재정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풀이된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 호황이 구조적으로 지속된다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과실이 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며 '국민배당금'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늘어나는 세수로 국가 부채를 줄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K자형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초과이윤'(초과세수)를 활용해야 한다는 김 정책실장의 주장이 용어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청와대는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늘어나는 세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는 큰 흐름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이날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정부는 경기상황, 세수 여건, 재정투자 방향 등을 상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 예상보다 더 걷히는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호황에 따라 파이 자체가 커질 내년도 세입을 바탕으로 내년 예산안을 어떻게 편성할지 고민 중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편성되는 본예산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대비 대폭 증액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본예산(728조 원)이 전년 대비 약 8% 증액된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증가율을 적용하더라도 내년도 예산안은 786조 원에 이른다. 올해 본예산 대비 10% 증액된다면 800조 원을 웃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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