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공격 비행체 잔해 확보…국방과학연구소, 정밀분석 착수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전 10:5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HMM 소속 ‘나무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수거한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18일 정부 및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 잔해를 인수했으며, 해당 잔해는 같은 날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반입됐다. 잔해는 보안과 안전 확보를 위해 외교행낭 형태로 운송됐고, 곧바로 대전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로 옮겨졌다.

정부는 ADD 우주항공기술연구원과 미사일기술연구원 등을 중심으로 정밀 감식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보된 잔해의 금속 성분과 파편 구조, 추진·유도장치 흔적 등을 분석해 공격에 사용된 비행체 종류와 제조 계통 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잔해물 분석을)신속하게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3일 UAE 현지에 기술분석팀을 급파했다. 기술분석팀에는 ADD를 비롯해 국방부 조사본부, 국제정책관실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14~15일 두바이항 일대에서 나무호 선체와 피격 부위를 조사한 뒤 16일 귀국했다.

기술분석팀은 현장에서 선체 파손 부위를 직접 조사하고, 선박 폐쇄회로(CC)TV 영상과 승조원 및 관계자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나무호를 두바이항으로 예인한 뒤 초동 감식을 진행해 왔다.

국방부는 기술분석팀 파견 당시 “현장 조사와 각종 증거자료 분석, 유관국 협력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장 감식 자료와 국내 정밀 분석 결과를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외교부가 지난 10일 나무호 관련 정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개한 사진이다.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 (사진=연합뉴스)
외교 채널을 통한 진상 규명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란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현재 중동 정세에 대한 이란 측 입장을 설명하고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통항이 회복돼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나무호는 지난 4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던 중 미상의 비행체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나 대규모 원유 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정부는 현지에 합동조사단을 보내 공격 비행체 잔해를 수거했다.

다만 공격 주체를 둘러싼 정부 내 기류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 이외의 다른 주체가 공격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이란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여전히 공격 주체를 특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란이라고 말할 수 없고, 나아가 이란 내부의 누구냐는 것까지 짚어볼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