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 다음 날인 19일 광주의 한 스타벅스 모습. © 뉴스1 이승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를 두고 여권의 비판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의원들은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며 구체적인 경위 설명과 검수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한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회의를 마치기 전 "한말씀만 드리겠다"며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던 어제 스타벅스가 탱크데이라는 정말 해괴망측한 이벤트를 공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표현의 자유도, 이벤트도 아니다"라며 "공동체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인륜적 패륜이자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막장 형태"라고 거듭 질타했다.
한 원내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가 광주 시민의 희생을 상품화해 '시정 잡배에게도 허용하지 않을 비인간적 작태'를 보였다며 "단순히 몰지각한 개인의 일탈이 아닐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광주 동구·남구을이 지역구인 안도걸 원내부대표는 "행사 문구로 '책상에 탁'이란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런 표현들은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적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탱크라는 표현은 1980년 5월 광주를 짓밟았던 계엄군의 장갑차와 국가 폭력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안 원내부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바친 분들의 희생과 국민적 기억을 상업적 이벤트와 홍보 문구로 소비하고 희화화 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타벅스코리아가 역사적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이 결여됐다며 "더 큰 문제는 이런 표현들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기획, 검수, 승인 과정을 거쳐 공식 홍보물로 공개됐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안 원내부대표는 "역사, 인권 감수성과 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공헌과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SNS 캡쳐. 재배포 및 DB 금지) 2026.5.19 © 뉴스1
민주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타벅스코리아를 비판하는 글을 연이어 올렸다. 오기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스타벅스를 재꼈다"며 "캠프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회의에 참석하곤 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진정성 있는 조치와 변화가 있기까지 스타벅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스타벅스 불매를 시사했다.
복기왕 의원은 "역사를 모욕한 스타벅스, 안 마시고 반입도 금지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국회 의원실 앞에서 스타벅스 컵을 바닥에 던지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올렸다.
문진석 의원도 글을 올리고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대표 한 사람을 해임한다고 해서 끝날 일도 아니다"라며 실수나 검수 실패로 사안을 축소해선 안 된다고 했다.
문 의원은 "왜 이런 기획이 가능했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설명하고, 역사 인식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능멸한 행위"라며 "광주 민주항쟁을 모욕!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고, 김문수 의원도 "스타벅스, 5·18에 탱크데이라니 저질 마케팅"이라며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진보당의 손솔 수석대변인은 스타벅스 카드를 자르는 영상을 올렸다. 손 수석대변인은 "멸공 운운에 'MAGA' 행사 기웃거리며 색깔론을 퍼뜨리더니 이제는 급기야 5·18 정신과 박종철 열사까지 모독합니까"라며 스타벅스 불매를 촉구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텀블러 홍보 이벤트를 진행하며 전날인 18일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 등을 사용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이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다음 날인 19일 광주의 한 스타벅스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5.19 © 뉴스1 이승현 기자
전진숙 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내고 "표현의 자유는 역사적 비극을 난도질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가볍게 소비할 권리가 아니다"라며 "역사적 상처마저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이라면, 이는 우리 국민의 역사 의식을 모독한 부도덕한 처사"라고 했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가 소속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내고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시스템 점검과 임직원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 회장은 과거 자신의 SNS에 '공산당이 싫다'. '멸공' 등을 언급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여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hi_na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