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첫 공식 절차 돌입…한미 핵연료 협상도 시동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후 02:0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위한 실무 협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해군도 핵잠수함 도입을 위한 ‘소요제기’ 절차를 진행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한 모양새다. 다만 핵잠수함 개발의 핵심 변수인 핵연료 확보 방안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향후 한미 협상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핵추진잠수함 소요제기서를 제출했다. 소요제기는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이나 전력증강 사업을 추진할 때 작전상 필요한 성능과 운용 개념, 소요 대수, 전력화 시기 등을 상급기관에 요청하는 절차로, 전력 획득 과정의 첫 공식 단계다.

해군은 “핵잠 건조 추진과 관련해 해군 차원에서 소요 제기를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합참은 현재 해군의 소요제기를 검토 중이며, 이달 중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소요결정까지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의 소요결정이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선행연구와 타당성 조사, 총사업비 협의 등을 거쳐 체계개발 단계로 넘어간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도 병행 추진 중이다. 군사 원자로를 활용하는 첫 사례인 만큼 기존 방위사업법과 원자력안전법만으로는 부족한 규제 체계를 보완하려는 차원이다. 특별법이 마련될 경우 사업 추진 절차가 일부 단순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지난 3월 25일 진해군항을 출항한 해군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미국 괌을 거쳐 지난 5월 4일(한국시간) 군수적재를 위해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해 있다. (사진=해군)
핵잠수함 사업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보·경제 분야를 포괄하는 공동설명자료(JFS)를 채택했고, 여기에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되 한미 원자력협정과 미국 국내법 범위 안에서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동안 핵잠 및 핵연료 관련 협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미 외교당국이 핵잠 후속 협의를 위한 양자 실무그룹 출범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과 회담하고 JFS의 조속한 이행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측은 안보 분야 후속 조치를 위한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후커 차관은 수주 내 관계부처 합동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2025년 10월 도출된 합의사항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양자 실무그룹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핵잠 협력이 한미동맹의 새로운 안보 협력 분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배수량 5000t 안팎 규모의 핵잠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는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20% 이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내부적으로는 2030년대 중반 이후 4척 이상 확보 방안도 검토돼 왔다. 한미 간 핵연료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실제 건조 완료까지는 약 10년가량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핵잠 사업의 최대 난제는 여전히 핵연료 확보 문제다. 핵잠 연료로 쓰일 저농축우라늄을 확보하려면 미국과 군사 목적 핵물질 이전 및 관련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통상 현안과 경제 문제 등에 밀려 협의 진전이 더뎠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이달 말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발표도 계획하고 있다. 기본계획에는 핵잠의 임무와 역할, 건조 일정, 핵 비확산 원칙, 연료 확보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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