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논란 뚫고 여기까지…해병대 국산 상륙공격헬기 완성 단계

정치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4:3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바이퍼급 아니면 안 된다, 기동헬기 기반이라 생존성이 떨어진다, 공대공 무장 통합이 가능하겠느냐.”

한때 ‘태어나지 못할 헬기’라는 냉소까지 들었던 국산 해병대 상륙공격헬기(MAH·Marine Attack Helicopter)가 결국 핵심 무장 운용 시험을 모두 통과하며 개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외산 직도입론과 성능 비관론 속에서도 국내 연구개발을 밀어붙인 끝에 국산 상륙공격헬기가 사실상 전력화 문턱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다.

방위사업청은 26일 상륙공격헬기가 최근 공대공유도탄 실사격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관총과 유도·무유도 로켓, 공대지유도탄 시험에 이어 마지막 관문으로 꼽혔던 공대공 무장 시험까지 마무리되면서 현대전 공격헬기의 핵심 무장체계를 모두 통합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시험 성공은 단순한 무장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상륙공격헬기는 해병대 상륙작전 시 병력을 태운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엄호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적 전차·기계화 부대 타격 뿐 아니라 적 공격헬기와 드론 위협까지 대응해야 한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저고도 공중 위협이 급증하면서 공대공 대응 능력은 사실상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방사청 역시 “국산 군 운용 헬기 최초로 공대공유도탄 탑재 및 발사 능력을 입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륙기동헬기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공중 위협까지 상대할 수 있는 ‘입체 상륙작전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시험비행 모습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상륙공격헬기는 2022년 10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 첫 시험비행 이후 함정 운용시험과 환경시험, 각종 무장 사격시험 등을 진행해 왔다. 방사청은 오는 8월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2027년부터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실 상륙공격헬기 사업은 시작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1차 선행연구에서는 미국 벨(Bell)의 해병대용 공격헬기 AH-1Z 바이퍼를 해외 직구매하는 방안이 비용·성능·전력화 시기 측면 모두 우세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당시만 해도 수리온 기반 국산 무장헬기는 성능적으로 한계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전력화가 진행됐고, 육군 소형무장헬기(LAH) 개발도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진행된 2차 선행연구에서는 ‘마린온 기반 무장헬기+LAH 무장체계’ 조합이 해병대 요구 성능(ROC)을 충족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물론 성능 자체만 놓고 보면 전용 공격헬기인 바이퍼가 우세했다. 하지만 국산안은 당시 대당 가격이 약 110억 원 저렴하고, 30년 운영유지비 역시 약 4000억 원 절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국산 항공산업 육성과 후속 군수지원 안정성까지 고려되면서 국내 개발 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기동헬기 기반이라 공격헬기로 보기 어렵고, 바이퍼급 기동성을 구현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공대공 미사일 통합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공대공 무장 문제는 사업 최대 쟁점이었다. 국내 개발 헬기에 외산 공대공 미사일을 통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업 자체가 흔들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선행연구 필요성까지 제기되며 사업 지연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번 공대공유도탄 실사격 성공으로 당시 논란 상당수가 사실상 정면 돌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륙공격헬기는 터렛형 기관총과 천검 공대지유도탄, 70㎜ 유도·무유도 로켓, 공대공유도탄까지 모두 운용 가능한 다목적 공격 자산으로 자리 잡게 됐다.

여기에 표적획득지시장비(TADS), 통합헬멧시현장치(HMD), 자동비행조종장치(AFCS), 각종 미사일·레이더 경보수신기 및 기만체계 등 생존성 장비도 탑재했다. 단순 화력 플랫폼이 아니라 현대 상륙전 환경에 맞춘 해병대형 공중전력으로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해병대는 현재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36대로 2개 기동헬기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향후 상륙공격헬기 24대를 추가 도입해 1개 공격헬기대대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상륙군 엄호와 공중 화력 지원, 공중 위협 대응까지 가능한 ‘완성형 해병대 항공단’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국산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강했지만 결국 핵심 무장 통합과 함정 운용 능력까지 입증해냈다”며 “상륙공격헬기 사업은 단순한 헬기 개발을 넘어 한국형 회전익 체계 통합 기술의 상징적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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