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투표율 역대 2위 썼지만…선관위 '용지 부족' 초유의 오점

정치

뉴스1,

2026년 6월 03일, 오후 10:34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실시된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김진환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2위 기록을 갈아치우며 높은 관심을 모은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사상 초유의 오점을 남겼다.

3일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 기준 지방선거 투표율(잠정)은 61.0%로, 4년 전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50.9%) 10.1%포인트(p) 웃돌았다. 특히 지방선거 기준으로는 1995년 제1회(68.4%)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가 각축을 벌이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선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한 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밤 경기 과천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크게 반발한 상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미 투표의 공정성은 깨졌고, 서울시의 선거는 오염된 선거"라며 "지금 당장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사실관계 해명과 입장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선관위를 찾아 개표 중단을 요구할 계획임을 예고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시민들의 참정권이 침해받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투표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지역의 선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개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요구한 개표 중단 및 재투표 주장은 일축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선관위의 표 관리 부실에 대해서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부실한 선거 관리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다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표 중단과 재투표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일단 선관위는 용지 부족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위해 투표 시간을 연장했다는 입장이다.

선관위는 언론 공지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서울시 선관위 결정에 따라 투표용지가 부족해 교부받지 못한 선거인에게는 '선거인명부 대조 전표'(번호표 용도)를 교부했다"며 "해당 선거인들이 투표하러 올 것을 대비해 밤 10시까지 (투표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잡음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전직 선관위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투표용지는 항상 넉넉하게 인쇄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남는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건 전적으로 선관위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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