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받이로 쓰지 마라"…송파구 공무원, '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저격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3:22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6·3 지방선거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과에 나선 가운데 현장 지원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송파구 공무원이 “더 이상 지자체 공무원을 총알받이로 쓰지 말라”고 성토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4일 투표함 반출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송파구 소속 공무원 A씨는 ‘공무원노조 참여마당’ 게시판에 ‘선거관리 도저히 못 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게시글에서 “송파구 직원들은 더 이상 선거업무에 참여할 수가 없다”며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송파구 선관위에서는 직원이 한명도 현장에 안 올 수가 있냐”고 토로했다.

이어 “더 이상 이런 모자란 집단들과 일 못한다”며 “선거사무 선관위에서 단독으로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퇴근 시켜달라. 내일 우리 지자체 공무원들은 정상 출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송파구 공무원 B씨는 ‘선관위는 현장공무원에게 사과하라’는 게시글에서 “준비 부족과 예측 실패로 발생한 문제를 현장 실무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남겼다.

앞서 전날 진행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최소 14곳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한때 중단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2~3시간씩 기다렸고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선관위는 4일 새벽 과천 청사에서 위원 회의를 진행한 후 “지난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해당 투표소에 방문한 국민 여러분의 참정권 행사에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투표소를 방문하신 유권자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드리게 되어 크나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는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표함은 개표소로 이송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공무원노조 참여마당' 게시판)
그러나 이날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전국 주요 선거 결과가 사실상 확정된 이후에도 해당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봉쇄를 이어가면서 투표함 2개에 대한 반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선거가 광역·기초단체장 및 의회 등 7개 선거로 치러진 만큼 해당 투표함에는 약 1만 4천 매의 투표지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을 비롯한 일부 후보의 공식 당선 확정 절차도 미뤄지는 중이다.

서울특별시 선관위는 이날 오전 “현재 투표함이 개표되지 않아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확정할 수 없다”며 “해당 투표함의 개표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오 기준 현장에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등이 모여 투표소 입구를 점거하고 “개표 중단”, “선거 무효”,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은 추가적인 충돌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경력을 배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선관위는 시위대 동향을 파악하며 투표함을 개표소로 안전하게 이송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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