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웃지 못한 민주당…전문가들 "與 독주 경고등"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7: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적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였다. 다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탈환에 실패하면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체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패배했지만, 서울 수성과 일부 재보궐 선거 승리를 일궈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여야 모두에게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를 안긴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여야가 저마다 유리한 지점만 부각하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는 만큼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물론 향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공방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 내준 민주당...전문가들 “정치적 타격”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4일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승리한 것은 맞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내준 것은 뼈아픈 결과”라며 “서울시장 선거만 아니었다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참패라고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겨도 이겼다고 말할 수 없고 져도 졌다고 말할 수 없는 선거”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한 승부처는 서울시장 선거였다. 국민의힘은 경북·대구·경남 등 전통적 강세 지역의 광역단체장 자리를 지켜낸 데 이어 서울시장 수성에도 성공했다. 수도 서울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서울시장 자리를 내준 데 따른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 패배 원인에 대해 “서울시장은 단순한 행정가가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급 정치력을 요구하는 자리”라며 “정 후보가 행정가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했고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도 충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정원오 후보는 행정 능력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 선거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부각하지 못했다”며 “유권자들은 과거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기억을 여전히 갖고 있었고 정 후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게 잘 먹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오세훈 당선자의 경우 중도 확장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평론가는 “오세훈 후보는 장동혁 지도부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며 중도층 공략을 했다”면서 “이 같은 외연 확장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는 정청래...민주 독주 경고 해석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이슈를 비롯해 특검법, 말실수 등 정권 견제론을 키울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부 권력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정청래 지도부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대표가 책임질 수밖에 없는 문제”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야권표가 분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북갑도 떨어졌다. 전북도 마찬가지”라면서 “정청래 대표의 재선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정치에디터도 “다음주부터 민주당은 전당대회 국면으로 돌입할텐데 선거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가 가장 크게 질 수밖에 없다”며 “당내에서는 이 같은 책임론이 더 격렬하게 제기될 것이고 그 화살의 끝은 정 대표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집권여당은 물론 이재명 정부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교수는 “스윙보터와 중도층이 밀집한 서울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보수 결집 흐름 역시 여당 독주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이 평론가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수 결집을 촉발한 대표적 요인이 특검법이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버틸 것”...국힘 권력 투쟁 예고

국민의힘의 경우 부산 북갑에서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국회 입성이 예고되면서 장동혁 지도부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장 대표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장동혁 대표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할 것”이라면서 “한동훈이 국회에 들어서면서 밀어내려는 한동훈과 버티려는 장동혁과의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 정치에디터도 “국민의힘은 이러다가 ‘어게인 2018’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완전한 회복이나 지형 복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회생의 가능성은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도 “장동혁은 버티려고 할 것이고 친윤계 역시 이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동훈, 오세훈 당선으로 친윤계가 오히려 더 똘똘 뭉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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