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5 © 뉴스1 유승관 기자
6·3 지방선거 후폭풍 속에 범여권 진영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이 선거 과정에서 저마다 앙금을 쌓았지만 재·보궐선거로 의석을 잃은 민주당으로선 입법 전선을 위해 이들의 손을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각 당이 셈법은 달라도 연대의 방향만큼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가져갔지만, 재보선에선 기존 지역구 13곳 중 4곳을 내줬다. 원내 과반 지위에는 변화가 없지만, 향후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범여권 군소 정당과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같은 주요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려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한 만큼 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 정당과의 공조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들과의 원내 협력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정청래 대표는 지난 4일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대하면 커진다"며 "다른 당과의 연대 방법에 대해서도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당과 진보당도 연대 기조에 선을 긋지 않는 모양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개혁 진영의 연대와 통합은 본진인 민주당의 성찰과 전환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도 "함께 논의하고 길을 찾아나가는 품 넓은 민주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장식 당대표 권한대행은 "연대와 통합의 구체적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연 상임대표도 같은 날 간담회에서 정 대표가 전화로 울산시장 단일화 협조에 감사를 전하며 결선투표제 도입 공론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 상임대표는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실행되길 기대한다"면서 "반내란세력 연대는 굳건히 가져가야 한다. 향후 전개될 정국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원내 정당의 더욱 책임있는 정책·정치적 연대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했다.
선거 직후에도 범여권 의원들 사이에서 입법 공조 움직임은 여전히 감지된다. 민주당 김용민·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지난 5일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등 원내에서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도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복당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지난 4일 경기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 © 뉴스1 김영운 기자
다만 연대 복원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이번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됐는데, 이는 민주당(김용남)·혁신당(조국)·진보당(김재연) 후보가 갈라져 출마한 점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상처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선거 기간 혁신당이 김용남 민주당 후보를 향해 집중 공세를 벌이고 민주당도 이를 받아치면서 범여권 내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진보당은 독자 노선을 유지하면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혁신당으로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 전 대표가 낙선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8월 전당대회 불출마까지 선언하면서 구심점을 잃은 만큼 독자 노선을 유지할 자강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과의 협력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만큼 본격적인 연대나 통합 논의는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선 혁신당과의 연대·통합에 찬반이 엇갈리는 만큼 새 지도부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범여권 공조의 폭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와 연대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