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6.5 © 뉴스1 유승관 기자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책임론과 쇄신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일부 의원들도 지도부를 향한 직접 비판에 나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6·3 지방선거 결과를 마주하며 민주당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경고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이 최고위원은 "무엇보다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중도층과 2030 청년세대의 이탈,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확인된 민심의 변화는 우리 당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측면에서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선거의 승패를 떠나 국민께서 보내주신 경고와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정원오 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언주 최고위원. 2026.5.8 © 뉴스1 유승관 기자
염태영 의원도 SNS를 통해 "이번 6·3 지방선거는 사실상 민주당의 쓰라린 패배다. 그런데 패배에 대한 인정도, 그에 대해 책임을 말하는 사람도 없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승리했다고 자평한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방선거 다음날인 지난 4일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준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염 의원은 "국민이 보낸 경고를 승리라고 오독한다면 민주당은 향후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12·3 내란 심판의 열기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서울 탈환에 실패했고, 눈물겨운 김부겸 후보, 김경수 후보도 못챙겨 12곳을 얻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염 의원은 정 대표가 선거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책임있는 지도부라면 백서 제작보다 책임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의 책임있는 자세일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배와 그 엄중함을 제대로 읽고 대처하기 바란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도 패배 원인을 놓고 균열이 감지된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 '매불쇼' 진행자 최욱 씨가 일베(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을 향해 '탱크로 밀어버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 공론장에서 결코 해서는 안 될 파시즘의 언어"라고 직격했다. 그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정당이나 후보가 아닌 유권자에게 돌리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충남 논산시 오인환 논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유승관 기자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전당대회 구도와 맞물리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정 대표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등 차기 당권을 노리는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선거 결과를 둘러싼 평가가 당권 경쟁의 서막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윤준병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선거 기간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를 옹호한 데 대해 "이적행위를 했던 송영길 해당 행위자 아닌가"라며 "대표 출마 후보군의 일원으로 거론되는 것조차 마음이 불편한다"고 직격했다.
당권 경쟁이 과열되는 걸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당권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솔직히 너무 큰 염려가 엄습한다"며 "집권여당인 우리가 피 터지는 전당대회는 불을 보듯 대권 투쟁으로 이어지고 민생 경제, 내란 청산, 3대 개혁은 실종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패배, 정권 재창출을 하지 못하면 피 바람나고 다 죽는다"며 "조용한 전당대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minallin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