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장기적으로 北 비핵화 가야…현실적 목표 두고 대화해야”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후 07:13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설정해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과 관련해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현재로서는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비핵화를 향해 가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단기·중기·장기 목표를 두고 실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에 매달려 현실을 도외시해서도, 현실에 매달려 이상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객관적 상황에 대해 “제재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로 하고 있지만, (북한이 제재를 우회할) 중국 쪽의 문이 확실히 닫혔는지 알 수 없고 러시아 쪽 문은 확실히 열려 있다”며 “그래서 아무리 압력을 넣어도 다 빠져나간다. 아쉬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1년에 10~2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계속 성능을 개선해 거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방치하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이 상황을 중단시키는 것만으로도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핵무장과 관련해서는 동아시아의 연쇄적인 핵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우리가 핵무장을 하면 일본과 대만은 가만히 있겠느냐. 온 동네가 다 핵무장을 해 핵 천지가 될 것”이라며 “엄청난 국제 제재도 견뎌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제재를 받으면 살 수 없다. 핵무장을 하자는 소리는 정말 무책임한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ICBM 기술 개발 중단 등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또는 탄도미사일 기술이 체제 보전·유지를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면 수출할 것”이라며 “이걸 막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핵물질 해외 반출 저지, ICBM 기술 개발 중단만 목표로 잡고 협상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가지고 ‘왜 비핵화를 포기했느냐’고 하면 현실을 방치해 더 나쁜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이 얘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여러 차례 드렸고, 다른 정상들에게도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과 관련해서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 국민 정서상 이것을 받아들이기가 현재는 어렵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협정에 대해) ‘뭔 소리야’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보기에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혼난다. 우리 입장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협력은 지속 추진하되 본격적인 군사협력은 과거사 문제가 충분히 해소된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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