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반도체와 방산, 인공지능(AI) 수혜가 있지만 내수로 확장하는 고리가 너무 약합니다. 그래서 ‘K자 양극화 성장’이라는 겁니다. 이런 호황이 선순환할 수 있게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구을)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진단했다. 반도체나 AI발(發) 호황이 내수로 훈풍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과 증시가 호황인데도 1530원대 고환율과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 저하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경제부 등 공직과 민간을 두루 경험한 경제관료 출신 박 의원은 이달 16·17일 열리는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날에 참석해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대외적인 공급망 위기와 무역 장벽도 내수 침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무기로 자국 내 투자를 압박하는데다 한국은 전쟁으로 인한 자원 공급망 리스크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위험이 구조적으로 고착화했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시작한 위기라 뿌리가 깊어 지속될 것”이라며 “한 번은 유가로 오고 요소수나 희토류처럼 과거 우리가 겪었던 공급망 리스크 문제는 계속 터진다”고 경고했다. 공급망 관리는 중요한 국가의 의무가 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안팎의 복합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실물경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제시했다. 규제를 완화해 투자 환경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시장에 맞춰 인프라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AI 구동에 필수적인 용수와 전기 등 에너지 확보에서 밀려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도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내부에서 하이닉스 민영화를 주장했었다”며 “민영화가 늦어졌으면 지금의 HBM(고대역폭메모리)는 없었을 것이고 그만큼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물경제 개혁 없이 현금 지원만으로는 경기를 부양할 수 없고 내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게 박 의원의 시각이다. 그는 “보편적 재정 살포는 물가 압력을 가중시키고 통화당국이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인상하면 서민들만 힘들어진다”며 “그렇게 내수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적극 재정 대신 균형 재정 기조 아래 취약계층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박 의원은 “(통화 당국은) 실질성장률 이상으로 풀린 광의통화(M2) 관리를 병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제언했다.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고 결국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울러 박 의원은 정쟁 중심의 정치 문화가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선거를 전후해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 아닌 투자하기 좋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한국 정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누가 이기느냐를 두고 고소·고발과 압수수색을 벌여 기업인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정치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만 고환율·고물가 시국에 가장 취약한 약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 행정고시 36회 △ 기획예산처 서기관 △ 재정경제부 조세지출예산과장 △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총괄기획국장 △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 ㈜아이넥스코퍼레이션 대표이사 △ 제22대 국회의원(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