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반자’ 내세운 북·중…비핵화 침묵에 韓안보 시험대

정치

이데일리,

2026년 6월 09일, 오후 07:1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전략적 동반자’라는 새로운 단계를 강조하며 경제교류 강화와 군사적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뿐만 아니라 ‘비핵화’ 언급은 완전히 사라졌다. 북·러 군사협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중 관계까지 전략적 수준으로 격상하면서 우리의 안보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평양의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중 정상은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고위급 래왕(왕래)을 통한 전략적 의사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고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발전시켜 조·중 관계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가 1961년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인 만큼, 양국이 기념행사도 개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역시 김 위원장이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전략사업’으로 규정한 점을 보도하며 ‘전략적 동반자’라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점을 강조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언어나 외양상으로 북·중이 전례 없는 수준의 양자 관계를 지향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중 모두 양국 관계가 최상의 관계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 주석은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데다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북한을 골랐다.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 비서실장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외교 라인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 겸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등이 동행하면서 이번 방북에 힘을 주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신화통신은 ‘피로 맺어진 전통적 우정’, 노동신문은 ‘력사의 검증을 받은 조·중 친선관계’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공통으로 명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중국의 한반도 원칙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이고 이를 폐기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외교 안보의 핵심은 유엔 체제인데 북핵 반대는 유엔 합의 사안인 만큼 중국이 이를 묵인하거나 용인하진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을출 교수는 “의도한 ‘침묵’으로 사실상 묵인 기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핵 무력 강화를 최고의 ‘사회주의 위업’으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에 토를 달지 않고 통째로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북한의 현 핵무장 상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화하겠다는 암묵적 뉘앙스로 해석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석좌교수는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모습을 취해 나갈 것”이라며 “북러 밀착에 이어 북·중 혈맹 관계 복원은 우리에게는 심대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으며 중국도 같은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로 확인된 국제사회의 일관된 목표이자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흔들림 없이 견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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