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국군방첩사령부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하며 “우리 군의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업무는 새롭게 창설되는 ‘국방방첩본부’가 담당한다. 군단급 이상 부대의 중앙보안감사와 보안사고 조사 등 군내 보안 업무는 별도 조직인 ‘국방보안지원단’이 맡는다. 안보수사 기능과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된다.
특히 방첩사가 군내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는 배경이 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동향조사, 인사첩보, 세평수집 기능은 전면 폐지된다. 방첩 업무와 무관한 불법·비리 정보 수집 등 이른바 ‘권력형 정보활동’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방첩사 해체 및 기능개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는 새로 출범하는 국방방첩본부에 대한 통제 장치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국방방첩본부 감찰실장에는 외부 고위감사 공무원을 임명해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국방부 본부에는 방첩·정보·보안 기관을 전담 감독하는 조직을 신설한다. 또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외부 감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회 통제도 강화된다. 방첩정보활동 기본지침을 마련해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국회 상임위원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주요 업무 현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첩 활동의 범위와 권한,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문화한 가칭 ‘군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도 추진된다. 그동안 대통령령과 내부 규정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첩 활동을 법률에 근거해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조직 문화 쇄신도 병행된다. 국방부는 12·3 비상계엄 관여자와 각종 비위 연루자를 새 조직에서 배제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인력을 선발하기로 했다. 방첩 전문 분야 외에도 사이버보안과 방산 분야에는 군내 전문 인력을 공개 선발해 배치할 방침이다.
또 방첩사 특유의 폐쇄적인 인사 시스템을 폐지하고 전군 공통 인사관리체계에 통합해 인사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1977년 육·해·공군 방첩 조직을 통합해 출범한 국군보안사령부는 이후 국군기무사령부를 거쳐 2018년 국군방첩사령부로 개편됐지만, 조직의 핵심 기능과 권한은 상당 부분 유지돼 왔다. 이번 조치는 보안사 창설 이후 처음으로 조직의 기본 골격 자체를 해체하는 개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는 관련 부대령 제·개정을 마무리한 뒤 오는 7월 말까지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창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과거의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성찰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방첩 조직과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국민이 신뢰하는 군,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군 정보기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