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짧다" 정청래, 마이웨이 선언?…선거 책임론에 與내홍 격화(종합)

정치

뉴스1,

2026년 6월 10일, 오후 06:36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0 © 뉴스1 김명섭 기자

6·3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책임론을 두고 당 내홍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마이웨이'로 해석되는 발언을 내놓은 데 따른 친명(친이재명)계 반발에 당내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선거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며 몸을 낮추는 듯 했다. 이날 최고위는 정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주재한 첫 공개 회의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의 경고"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정청래 지도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정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심정을 에둘러 드러냈다는 풀이도 내놨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유럽 순방길 출국 행사에 민주당 지도부를 부르지 않으면서 이런 해석에 더 힘이 실렸다.

당초 지방선거 직후 선거 결과를 '승리'로 평가했던 정 대표가 이같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한 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정 대표가 회의 말미에 추가 발언을 통해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덧붙이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전면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원하는 대로 해줬는데도 책임을 뒤집어쓰라고 하니 억울하다는 뜻을 보인 듯하다. 무엇보다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굳이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까지 보는 건 무리"라며 "일반론적이고 열심히 하자는 뜻으로 읽힌다"고 봤다.

호남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그런 말을 했다면 용납될 수가 없는 얘기"라면서도 "이 대통령을 향해 그런 얘기를 했으리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했다.

정 대표 발언에 친명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한테 도전하는 무례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어제 출국 행사에 부르지 않은 것도 물을 것도 없이 사실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이언주 의원은 이날 KBS1라디오에서 '정권은 짧다' 발언에 대해 "생뚱맞다"고 했다. 또 '정 대표는 차기 당권에 도전하면 안 되냐'는 질문엔 "본인 자유"라면서도 "그러한 (시대정신에 맞는) 면모를 보여줄 수 없으면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대표에 대한 불출마 압박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차기 당권 도전을 포기하는 게 맞냐는 질문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오는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연임에 대한 당원들 권유도 있었으나 압도적으로 이겨야 할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고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출마하지 않는 게 도리"라고 정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눴다.

황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도 "공천 갈등과 선거 과정 삐걱거림은 중도층·청년·영남 민심에 거부감을 안겼고 우호적인 야당과의 관계 관리에도 실패했다"며 "국민 경고, 20·30세대 선택에 담긴 뜻을 무겁게 새기고 근본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썼다.

반면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 무겁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은 알아달라"고 정 대표를 두둔했다.

박규환 최고위원도 "선거가 끝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도 "그러나 자책하고 질책하기보다는 우리가 한 일, 해낸 일, 이뤄낸 일을 꼼꼼히 되짚어보는 자성과 다짐을 통해 내일을 준비하는 게 진짜 일꾼의 자세일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부둥켜 안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0 © 뉴스1 김명섭 기자

이날 최고위에선 이 대통령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댄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지은 대변인에 대해 징계가 필요한지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전날 한 유튜브에서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회견을 통해 차기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사실상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을 두고 "윤석열이 누구 찍어서 당대표 시키고 이걸 엄청나게 욕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그거 하시는 건가 설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마포갑 지역위원장으로 친청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언어의 정제가 부족했고, 비유 대상에 윤석열이란 이름을 올릴 필요는 없었다"며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친명계는 1인1표제가 민심과 괴리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견제구를 날렸고, 친청계는 "당심이 민심의 일부"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건태 의원은 이날 SNS에서 "지금 민주당의 당원주권이 과연 진정한 당원주권인가"라며 이번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세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원주권은 단순히 1인 1표 투표할 권리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황에 따라 적용하고 필요할 때만 강조하는 당원주권은 결국 선택적 당원주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친청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 1표제는 특정 계파나 특정인에게 유불리가 아니라 바로 헌법의 민주주의 원리를 당 안에서도 실현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민심과 괴리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국민주권 원리와 같이 당원주권 원리를 강화하자는 게 어떻게 민심에 반하고 민심을 얻지 못했다는 것인가"라며 "우리 당원들의 마음인 당심도 당연히 민심의 일부"라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전대를 앞두고 이처럼 계파 갈등이 과열되는 양상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에서 "이렇게 가다간 큰일 난다. 만약 이런 상태로 (계속) 싸우고 나간다면 되겠느냐"며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광재 의원은 이날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서 "지나친 당권경쟁은 이재명 정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번 당권이 마치 대선의 전초전처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정책 전당대회를 하는 사람이 당권을 가질 확률도 매우 높고 당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10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다가 포옹하는 장면까지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정 대표의 '정권 짧다' 발언에 대해 "국회 및 당무에 관한 사안에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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